====== 이해찬 회고록 ====== | 평점 | ★★★★★ | | 한줄평 | 한 개인의 자서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재밌다. 이름만 알았던 정치인 재발견 | {{:book:515.jpg?nolink |}}저자의 서거 소식이 아니었다면, 굳이 읽어보지 않았을 것이다. 대선(윤석열이 당선되던) 이후 2022년에 출간된 이 책은 2026년인 지금도 유효할 정도로 식견을 가지고 있다. 한 개인의 자서전이 맞나싶을 정도로 꽤나 재미있게 읽었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담담하게(너무 더하거나 빼거나 하지 않고) 담아냈다. 저자가 살아온 인생을 통해 민주주의 근현대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찾는다 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가 꿈꾼 것은 민주주의에 기반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정당을 만드는 것이었다.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않고, 시스템에 의해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정책과 인물을 발굴하는 플랫폼(그릇)이다. 민주주의라는 것이 항상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내는 건 아니다. 이명박, 박근혜가 그랬고, 윤석열이 그랬다. '바보가 리더가 되더라도 국가 운영에 문제가 되지 않는 국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당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단어 중 하나가 '퍼블릭 마인드' 다. 공직자나 리더가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시하는 '공적 의식'을 의미한다. 저자가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 때, 그리고 정치에 입문했을 때를 보면 그가 얼마나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알 수 있다. 심지어, 그는 공무로 떠난 베트남에서 세상을 떠난다. 이 책을 통해 이름만 알던 정치인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가 원했던 꿈에 대해 동의한다. 아직 진행형이지만, 남은 사람들의 몫이다. 주권자로서 동참할 것이다. ===== 기억에 남는 구절 ===== 사회사상사를 공부하면서 내가 마음에 새긴 명제가 있어요.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찾는다. 서구 자본주의 사회는 교조적인 마르크스주의가 가능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어요. 로자 룩셈부르크의 주장은 20세기 초에나 통했을지 모르지. 칼 포퍼 같은 학자는 마르크스주의를 버리고 '개방사회' 개념과 함께 끊임없는 진보, 개혁을 주장했어요. 혁명은 짧고 단순한 과정이지만 개혁은 인내심을 갖고 계속해야 돼. 혁명보다 개혁이 더 어려운 거예요. 우리 사회는 일제강점기를 거쳐서 분단이 됐는데 여기에 교조적인 계급투쟁이 통할 수 없어. 우리만의 방법을 찾아서 개혁해야지. 정치가 야바위판 같지만 나름의 룰이 있어요. 입장이 달라도 모함으로 비난하지 않는게 중요해. 거짓말하지 않고 원칙 지키면서 내 생각을 얘기하면 되지. 안철수가 낸 책을 봤는데 솔직히 신문 스크랩 정도였어요.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찾는다. 이 명제는 이해찬의 35년 정치 인생을 큰 틀에서 결정지었다. 박정희, 전두환 정권 25년 동안 민주화를 꿈꾸었던 사람들은 너나없이 프랑스대혁명, 미국독립혁명을 포함한 서구 민주주의 역사와 러시아, 중국 등의 사회주의 혁명사를 공부했다. 지향할 가치를 탐색하고 성공할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해찬은 다른 나라 역사에서 한국 사회를 바꿀 방법을 찾지 않았다. 가치는 역사에서 배웠지만 목표와 방법을 찾을 때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발을 떼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