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의 완전한 지도 ====== | 평점 | ★★★ | | 한줄평 | 평소엔 보기 어려운 장소의 멋진 사진들이 가득하다 | {{:book:536.jpg?nolink |}}지구면적의 71%는 물이 차지하고 있다. 모든 인류는 29% 의 육지, 그중에서도 대부분 해안가에 살고 있다. 저자가 초반에 언급한 '우리는 바다 밑바닥보다 달 표면을 더 많이 안다' 라는 문장을 보고 반신반의했다. '요즘 같이 과학기술이 발전된 시대에?' 기자인 저자는 이런 현실이 된 원인을 역사, 종교, 세계정세 등의 시각에서 알려준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하게 된 건, 분명 배를 통해서 였다. 긴 항해를 하는데 있어 정확한 정보를 가진 지도는 절대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항해나 고기잡이 같은 직접적인 수익의 수단으로서만 맞춰져 있었다. 수천, 수만 킬로미터 아래의 해저 정보는 그다지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해저지도를 만드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점이 걸림돌이다. 결국 돈 많은 개인이나 기업의 투자없이는 지속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빅터' 라는 자산가이자 모험가의 해저 잠수 도전이 아니었다면, 이 책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또다른 문제점은 영해에 해당하는 나라마다 보안기밀 상의 이유로 탐사를 제한하거나, 이와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예전에 사용하던 해저지도가 더 이상 유용하지 않게되고 있다. 특히 북극과 가까운 마을에서는 얼음이 녹으면서 땅이 융기하여 연안의 수심이 얕아져서 부두에 접안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것 외에도 대륙이동설과 같은 지구의 역사, 또 인류가 어떻게 이동했는지 같은 역사를 연구하는데도 해저 지도의 정보는 유용하다.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씨베드 2030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지구 상의 해저지도를 100% 만드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활발하게 진행이 되었지만, 점차 관심이 줄어, 과연 목표한 기간에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우리가 밟고 서있는 땅을 기준으로 위(하늘)와 아래(바다)의 관심을 비교하자면, 아이러니하게도 하늘로 일컬어지는 우주가 훨씬 높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하늘은 '천국', 바다는 '지옥' 같은 종교나 미신의 영향을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인류의 삶에 영향을 더 많이 미치는 건 바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전세계의 고통을 목도하고 있는 요즘, 해양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새로운 행성을 찾기보다, 지금사는 지구를 더 잘 알고,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다. ===== 기억에 남는 구절 ===== 우리는 바다 밑바닥보다 달 표면을 더 많이 안다 바다를 지도화하려는 시도는 수천 년간 있었지만 우리가 부리나케 행동을 취하게 되는 경우는 말레이시아 항공 370편 실종 같은 해상 참사가 발생했을 때다. 어밀리아 에어하트 실종, 타이태닉호 침몰, 25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4년 인도양 쓰나미, 이런 참혹한 사건이 터질 때면 해저 연구에 급물살이 일었다. 이런 물살이 일면 당장 우리가 사는 행성에 대해서도 이해가 한참 부족한데 멀리 떨어진 달을 탐사하는 데 왜 그렇게도 많은 자금과 관심을 쏟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고찰하게 된다. 아쉽게도 해저를 지도화하는 광경은 그다지 짜릿하지 않다. 해양 지도 제작자는 보통 배 깊숙한 곳에 파묻혀 겹겹이 쌓인 컴퓨터를 앞에 두고 책상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해저에 앞뒤로 측선을 그리는 것이 다소 따분할 수 있다는 것은 해양 지도 제작자들도 인정한다. 본인들도 이를 '잔듸 깎기'라고 한다. 역시 공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측심학과 마찬가지로, 수역을 조사하는 과학분야인 수로학은 어마어마한 정부 자금과 대중의 떠들썩한 관심을 끌어모으는 로켓발사와는 닮은 구석이 별로 없다. 오늘날 우주에 대한 대중의 격한 열망은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검색 빈도에서 우주여행이 해양 탐사보다 4배나 많다. NASA, 스페이스 X 의 SNS 에는 팔로워가 수천만 명씩 있다. 해양탐사 쪽의 비슷한 계정은 100만 명만 되어도 다행이다. 리미팅팩터호는 세웠던 목표를 모두 이루었다. 세계 어느 곳의 해저에도 잠수할 수 있고 바다의 최대 깊이까지 잠수를 반복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잠수정이었다. 그러나 이 세상 돈이란 돈은 다 쥐고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한 장소를 지도로 만드는 것이 그 장소를 아는 것과 같을까? 휴대전화에서 어떤 동네의 구글 지도를 스크롤하며 이런 곳이겠거니 상상하지만, 막상 실제로 가보면 예상치 못한 정보에 의해 장소에 대한 이해가 자라나고 달라진다. 해저 지도도 똑같다. 해저 지도화는 결국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탐구의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