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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비예보가 있었지만 출발할 때까지 비는 내리지 않았다. 텐트를 친 곳은 인터넷이 안되는 곳이라 수 킬로미터를 달려 나온 마을에 다다르니 안테나 막대가 끝까지 올라갔다.
인터넷을 켜고 숙소를 검색했다. 캠핑장 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숙소를 묵기로 했다. 검색한 곳 중 가장 저렴한 곳으로 결정. 거리를 보니 36 킬로미터. 당연히 함부르크 중심에서 9 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자전거로 이동하기에 가능한 숙소다. 나에게는 차라리 이런 숙소가 낫다. 너무 중심가는 복잡하고 자전거를 세울 곳이 마땅치 않고 손님들도 많다. 물론 가격도 비싸고. 함부르크에 가까워 올수록 자전거 도로의 질이 좋아짐을 느낀다. 약간씩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 인도에도 사람들을 거의볼수 없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대형마트들이 문을 닫았다는 것. 시간을 보니 충분히 열고도 남을 시간.
혹시 휴일인가?
오늘이 할로윈데이 이긴 한데 독일에서도 기념일인가?
도심에 가까워 올수록 나의 예측은 맞았다.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다. 오후 1시 반 무렵. 숙소에 도착. 체크인을 했다. 2박. 직원에게 물어보니 오늘 휴일이 맞단다.
우리말로는 종교개혁일 이라나.
구글링을 해보니 아래와 같다.
'주(州)에 따라 상이 함
-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교회 정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인 1517년 10월 31일을 기념하는 날. 프로테스탄트 교회는 이날을 종교개혁의 시작으로 본다.'
근처에 상점을 묻자. 작은 몇몇 곳들은 문을 열었단다. 그리고 아시안 식당들도 문을 열었다고.
짐을 풀고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쉬고 내일 함부르크를 둘러볼까 했지만 내일 비예보가 있어, 오늘 하는 쪽이 나아 보였다.
구글지도를 보니 볼만한 곳들은 함부르크 중심에 모여 있었다. 대략 9 킬로미터.
핸들바백만 가지고 출발. 이때가 오후 3시 무렵. 구름이 잔뜩낀 날씨인데다가. 오후 5시가 안되 해가 지기 때문에 사진을 찍어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시청과 교회들. 옛날 건물들. 주기적으로 바닷물을 끌어와서 강물을 순환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이름모를 동상들. 5시가 되자 약속대로 해가 지고 주변이 어두워졌다. 더이상 사진도 찍을 수 없는. 배도 고프고. 숙소로 방향을 잡았다. 근처의 작은 상점에서 인스턴트 라면을 샀다. 이름은 yumyum 무려 김치맛이다. 하나에 0.5 유로. 러시아에서 먹던 팔도 봉지 라면이 생각났다. 반신반의로 끓여먹어봤다. 최대한 김치맛을 내려고 한 노력은 느껴지지만 그다지.
Ps. 함부르크 중심으로 가면서 본 자전거와 자전거 탄 사람들. 지금껏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가장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그 이상이다. 길가에 주차된 또는 방치된 수많은 자전거들.
Ps2. 거리에 가면을 쓴 아이들이 상점을 돌면서 뛰어다니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Ps3. 오늘 문을 연 식당들은 거의 대부분 아시아음식을 파는 곳들이다. 오늘 공휴일은 주별로 쉬기 때문에 안 쉬는 주도 있다고 한다. 식당 주인들은 독일로 이민 온 사람들일 테다. 쉬어도 되지만 아시안들만 영업을 한다. 형편이 어려워서일까 아니면 아시안 특유의 문화적 특성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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