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 새벽에 비가 올까 했지만, 짙은 안개만 낄뿐 내리지는 않았다. 40 여 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말라위 국경까지는 대부분 내리막이다. 1500 미터에서 시작한 고도는 500 여 미터까지 내려간다. 고도가 내려가면서 짙은 안개는 사라졌지만, 대신 덥고 습한 날씨로 바뀌었다. 그리고 열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들이 나타났다. 고도 1000 부근에서는 대단위의 차 밭을 볼 수 있었다. 탄자니아 쪽 국경에 다다라서 출국도장을 받았다.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를 보자, 자전거를 언제부터 출발했는지, 며칠 걸렸는지 등등을 물어봤다. 이곳 국경은 대부분의 자전거여행자들이 거쳐가는 곳이기 때문에 나 같은 여행자를 자주 봤을 것이다. 이후 걸어서 말라위 쪽 국경 사무소로 갔다. 탄자니아와 말라위 국경 쪽 모두 대형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그만큼 두 나라 간의 교역이 활발하다는 뜻이다. 말라위는 탄자니아 처럼 황열병 접종 확인서를 요구하지 않았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비자 수수료 75 달러를 냈다. 지폐를 받은 직원이 말하기를 '1달러짜리 지폐는 안되요' 나는 50달러, 20달러, 1달러 *5 장을 냈었다. 이유를 물으니, 말라위 은행에서도 1달러짜리 지폐 5장은 5달러짜리 지폐 한장보다 가치가 낮다고 했다. 이런 비슷한 경험을 중앙아시아를 여행할 때 겪었었다. 당시는 100달러(50달러 1장, 20달러 2장, 10 달러 1장)를 환전하려고 은행에 갔었는데, 100 달러짜리 지폐 한장보다 더 나쁜 환율로 환전을 했던 기억이 있다. 모든 나라가 이렇지는 않고, 보통 경제발전이 덜 된 국가들이 이렇다. 탄자니아나 케냐 국경에서 수수료를 낼때도 잔돈을 섞어 냈었지만 문제가 없었다. 다행히 5달러 짜리 지폐가 있어 낼 수 있었다. 독일에서 달러로 환전할 때, 다양한 금액의 지폐로 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대략 20 여분을 기다린 후에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보통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 했던 지문이나 얼굴 사진은 찍지 않았다. 그렇다고 사진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신청서와 수수료만 내면 손쉽게 비자 발급이 가능했다. 국경을 나오자, 몇몇 환전상들이 접근했지만, 남은 탄자니아 실링이 하나도 없었다. 목적지 karonga 의 은행 atm 에서 인출할 예정이다. 탄자니아와는 다르게 국경에서 karonga 까지 40 여 킬로미터는 거의 평탄한 길이 이어졌다. 그래서 특히 자전거를 타는 현지인들이 많이 보였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탄자니아와 운전 에티켓은 비슷하지만 경적을 더 자주 울렸다. 도로 가운데에 중앙선이 없어 반대편 차량이 절반을 넘어 달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또하나 다른 점이라면, 아이들의 나에 대한 환영 강도가 더 쎄졌다는 것. 멀리서 부터 소리를 지르며 달려와 손을 흔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탄자니아의 경우, 비교적 작은 마을에도 숙소 한개 정도는 있었다. karonga 를 오는 동안 몇 개의 마을들을 지나왔지만, 숙소 간판은 볼 수 없었다. 오후 1시 경에 목적지 karonga 에 도착했다. 중심가에 여러 개의 은행 간판이 보였는데, 그중 national bank atm 을 이용했다. 120,000 콰차. 그리고 숙소를 여러 곳 둘러봤다. 8500, 10,000, 6500 콰차. 확실히 탄자니아에 비해 시설면에서 비쌌다. 대략 1.4 배 정도. 이 뿐 아니라 기본적인 식료품 물가도 더 비쌌다. 역시 대략 1.5 배 정도. 누가 말라위 물가가 저렴하다고 했나? 시내에서 현대식 슈퍼마켓을 발견했다. 물 값은 비슷했고, 우유는 탄자니아보다 저렴했다. 그리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대형 다이소(온갖 물건들을 다 팔고있는)가 두곳 있었다. 상점 이름부터가 중국 상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말라위에서는 크게 두 메이져 통신회사가 있다. airtel 과 tnm. 가격은 두 회사가 짠듯이 정확하게 동일했다. 그리하여 데이터 통신 요금도 탄자니아에 비해 3배 비쌌다. airtel 이 커버리지가 훨씬 더 넓다는 상점주인의 말에 구입했다. registration, activation 하는데 여권이 필요하냐고 물으니, 필요가 없단다. 국경 검문소도 그렇고 말라위는 뭔가 절차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ps. 오늘 숙소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타올 이외에 아무것도 제공되지 않았다. 비누나 치약, 칫솔 같은. 되돌아보면 탄자니아, 케냐, 에티오피아에서는 최소 비누는 줬고, 탄자니아 일부 숙소에서는 치약과 칫솔까지 줬었다. ps2. 영어 알파벳을 사용하기 때문에 탄자니아와 같은 스와힐리어를 사용하는 걸로 알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치체와어' 라고 하는 고유의 언어를 사용한단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95.442 km 누적 거리 : 48303.348 km [고도 정보] {{ :journey:malawi:2019:5-18.png?nolink |}}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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