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오늘은 어제 가보지 않은 화이트 나일과 블루나일이 만나는 곳에 있는 Tuti Island 로 향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국립박물관도 가보기로. 카르툼에 들어오는 날, 힘들기는 했지만, 가볼 만한 곳들이 모두 숙소에서 걸어서 가능한 거리에 있다. 오늘은 휴일인 금요일. 마치 유령도시가 된냥 거리가 한산하다. 평소에 딱 이정도면 걸어서 다니기에 더없이 쾌적할 것 같다.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았지만, 군데군데 문을 연 곳이 보인다. 버스 정류장에 있는 작은 시장에서 전기 코일 제품을 봤다. 가격을 물어보니, 400, 480 파운드. 전기 커피포트보다도 활용성은 더 나아보였다. 지도에서 봤던 것과는 다르게 Tuti Island 는 강의 퇴적물이 쌓여 섬이 되었다는 것 말고는 볼 것이 없었다. 이집트에서부터 나일강을 따라 생긴 무수히 많은 섬(?)들을 봐왔지만 그다지 감흥이 없었던 것처럼. 강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를 통해 건너갔다가 돌아왔다. 강 기슭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보트들이 있었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다리가 생긴 걸 반기지 않았을 것이다. 근처의 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입구에 가보니, 문이 잠겨있었다. 마침 경비원이 있어서, 오늘 휴일이냐고 물었더니, 지금 기도(pray) 중이라 문을 닫았고, 끝나면 문을 다시 열거라고 했다. 언제 끝나냐고 물으니 오후 3시란다. 이때 시간이 정모 무렵이었다. 보통의 관광명소라면 보기 힘든 장면이다. 이집트를 여행하면서 꽤나 독실한 이슬람 국가라고 생각했지만, 수단은 이보다 한수 위라고 느낄 때가 많다. 인연이 닫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도중에 콥틱 교회 성당이 보여 들어가 구경을 하려고 하니, 어떤 사람(경비원?)이 다가와 안된다고 했다(아마 그랬을 것이다) 마침 교회에서 나오는 신자로 보이는 사람이 영어를 할 줄 알아, 사정을 얘기했다. '나는 여행자인데, 이 교회를 구경할 수 있는지 물었다' 그가 경비원과 얘기를 주고 받더니, 나보고 그리스챤인지 묻는다. '나는 종교가 없다. 무슬림도 아니고 크리스챤도 아니다' 다시 경비원과 대화를 나누더니, '크리스찬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단다. 그럼 카르툼의 다른 성당들도 크리스챤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냐고 물었다. '글쎄, 자기도 처음 알게된 사실(?)이라 잘 모르겠단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제껏 많은 성당들을 갔었지만, 크리스챤이 아니라고 입장이 거부된 적은 없었다. 티켓을 구입해야하는 등의 이유로 내가 skip 한 적은 있어도. ps1. 은행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분명 빵집은 아니다. 오늘 휴일이니 은행이 열지는 않았을 테고, 아마도 ATM 기기를 사용하기 위해서일 거다. 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여야 하는지 궁금했다. 얼핏 와디할파에서 한사람이 출금할 수 있는 금액을 강제로 제한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것 때문일까. ps2. 오후 5시경 전기가 나갔다. '에이 설마' 수도인데, 금방들어오겠지' 라는 예상과 3시간이 넘도록 전기는 들어오지 않았다. 창밖을 보니 몇몇 곳에 불빛이 보인다. 숙소 밖에 나가보니, 전기가 들어오는 상점들이 있다. 바로 자체 발전기를 돌리는 곳이다. 상점 앞에 네모난 박스가 바로 발전기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오후 9시가 되어서야 전기가 들어왔다. ps3. 아프리카 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몸 중에 가장 고생이 많은 곳은 바로 콧구멍이 아닐까 싶다. 온갖 먼지들을 걸러내느라, 거의 항상 구멍 가득 코딱지를 달고 산다. 아마도 한도용량 초과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