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책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자기가 지금껏 읽은 책을 보면 그 사람의 성향을 알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들을 분류해보니, 소설과 수필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 책처럼 경제학을 주제로 한 서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러한 나의 성향으로 볼때, 책 제목에 영화라는 단어가 빠졌었더라면 과연 이 책을 읽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 경제는 난해하고 어렵게 생각되는 것일까?
경제라는 것이 나의 삶에 직접 맞닿아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머리로 생각은 되지만, 어느 정도 이상의 깊은 관심은 가지 않는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나름대로의 핑계를 대자면, 어떤 사람도, 어떤 책도 경제에 관해 쉽게 접할 수 있게 해주는 매체가 없었던 것 같다.
아마 저자가 경제와 영화를 접목시킨 것도 나와 같은 독자의 마음을 배려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점에서 이 같은 책들이 더 많이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에서는 여러가지 영화들을 소개하고 그 안에 담긴 경제학을 설명한다. 몇 편을 제외하고는 소개된 대부분의 영화들은 아직 보지 못했던 작품들인데, 읽으면서 보고 싶은 영화들은 체크를 해두었다.
아무리 중요하고 좋은 경제이론이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효용가치가 없다. 권선징악(착한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을 아무리 이론적으로 잘 설명하더라도, 흥부놀부나 콩쥐팥쥐 같은 이야기를 통해 더 잘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는 것 처럼 말이다.
저자가 소개한 영화들은 경제 뿐만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현실을 맨얼굴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명작들이다. 여기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들은 경제 이론과 법칙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한다.
책은 영화를 빗대어 경제학을 이야기 했지만, 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들이 현실로 일어나고 있는 요즘 세태를 보면 국민들에게 경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려는 배려심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