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나오게 된 이유는 조금 특별하다. 영국의 히드로 공항에서 요즘 트렌트(?)에 맞게 작가 한명을 일주일 동안 상주시키도록 하여 이에 관련한 글을 쓰게끔 하는 이벤트를 계획했다. 아마도 일반적인 경우라면 조금은 황당한 제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알랭드 보통은 수락했다. 지금까지의 그의 책을 봐서 알겠지만, 내가 생객해도 그 답게 승락을 했을 것이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갈 공항이라는 장소를 저자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재조명했다.
공항(혹은 터미널)은 나에게 있어서도 특별한 느낌의 장소이다.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지만, 모든 열차들이 운행을 마친 후의 모습은 어느 장소보다도 조용하다.
오래전 부터 하늘의 비행기를 보면, 생각에 잠기곤 했다. 대학교 1학년 때, 밤 늦게 자취방으로 돌아올 때면 밤하늘 저번에 불을 깜박거리며 움직이는 물체가 보였는데, 비행기였다. 멀리서 비행기를 보는 사람은 나 혼자 뿐이지만, 저 비행기에 탄 사람들은 수십 수백명일 것이다. 그들은 지금 뭘하고 있을까? 어디로 가는 걸까? 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라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렇듯 나에게는 비행기는 단순히 사람을 실어 다르는 수단 외에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탈의 의미랄까?
저자는 일주일 동안, 직원의 제지없이 공항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또한 최고급 객실과 무료 식사권과 여러가지 공항 서비스를 이용가능한 이용권도 받았다.
초반 부에는 공항의 내외부 모습을 묘사했다. 중반이후 부터는 공항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내용으로 기술하였다.
공항에서는 만남과 헤어짐이 수차례 반복된다. 저마다의 사연은 모두 다르지만, 기존까지의 인생과는 다른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이 시작되는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