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본 느낌이다. 책의 분류를 뭐라해야 할지… 그냥 논설문이라고 하자.

그 유명한(?) 배신 시리즈 중의 하나인데, 그중 이 제목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아 읽게 되었다.

미국에서 유명한 작가인(아마도?) 저자는 흥미로운 실험을 한다. 그것은 실제 워킹푸어가 되어 그들의 삶을 체험해본다는 것이다. 저자는 총 3번의 체험을 시도한다.

웨이트리스, 월마트 직원, 파출부가 그것이다. 자신이 일해 번 돈만으로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는 미션이다. 각각 몇 주 동안 체험을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체험했던 시기가 2000 년도 초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시장이 호황이었던),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임을 감안했을 때, 우리나라와 그리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워킹푸어.

이 말이 잘 이해가 안될 수 있다. 일을 하는 데, 가난하다니. 저자가 체험하면서 만난 사람들 중에 게으르고 불성실한 사람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왜 푸어가 되었을까?

그들이 받는 시급은 최저임금에 수렴되어 있다. 그나마도 몇년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한달에 받는 급여를 의식주 같은 생활비에 쓰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부족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대부분 육체 노동이 대부분이고, 쉬는 날 없이 일하기 때문에 혹여 아프거나 다치기라도 하면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악순환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이어진다. 참으로 답답하다.

인간은 하늘아래 모두 평등하다고 했거늘.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공식은 깨져버린지 오래다. 저임금 노동을 한다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당하고(인권 또한 유린당한다 그래서 모멸감을 느낀다), 내일을 희망할 수 없는 그들을 사회는 낭떠러지로 몰아가고 있다.

그들이 입을 열면 모두가 경청한다. 그들이 불평하면 보통은 누가 잽싸게 문제를 시정하고 사과한다. 그들이 불평을 계속할 경우 그들보다 부와 영향력이 훨씬 작은 누가 야단을 맞거나 심지어 해고를 당할 수도 있다. 정치적 권력도 상위 20 퍼센트에 집중되어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아무리 후보 간의 차이가 적을지라도 어떤 후보를 지지해야 득이 될지를 빈민들, 심지어 중산층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간파하고 자기 네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기부하고 참여하고 투표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서 부유한 계층은 자신들보다 덜 부유한 계층에 부당할 정도의 정치적 권력을 행사한다. 특히 어떤 공공서비스를 시행할지, 최저 임금은 얼마로 할지, 어떤 법으로 노동 관련문제를 다룰지를 결정하는 등 빈곤층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크다.

책에서 저자는 몇가지 의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한다.

왜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기지 않는가?
왜 노조를 만들지 않는가?
왜 더 많은 급여를 요구하지 않는가?

그들(워킹푸어)의 삶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앞서 말했던 악순환이 가장 결정적인 이유일 것이다.
세계에서 자유시장주의가 가장 널리 퍼져있는 미국의 사례를 들면서, 우리의 미래를 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