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아픈 역사가 또 반복되는 것 같아 중간에 그만 읽을까 망설이기를 몇 번, 4권의 책을 모두 읽었다.

최근 들어 드는 생각이 있다. 10년 넘게 학교를 다녔지만 제대로 된 근대사를 배운 기억이 없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근대사는 국사책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 있어서(몇 페이지 분량) 시험범위가 아니었고, 기말고사가 끝나는 이듬해 봄방학 직전에 배웠었다. 중요한 것은 그래서 수능 시험에서 시험범위에도 들지 않았다.

조선시대의 왕들은 줄줄 외웠지만, 광복이후의 대통령들은 그렇지 못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근래로 올수록 남아있는 사료들이 많을 텐데 왜 그럴까?

이쯤에서 생각해봄 직한 질문. 국사는 왜 배울까?

흔히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야한다고들 한다.

과거를 단순히 옛날에 일어났던 일로만 치부한다면 그것은 나를 있게한 조상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오늘날까지의 역사를 알 수 있었던 것은 조상이 살아왔고, 그것을 기록함으로 해서 가능했다.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어떤 바람을 가지고 있었을까?

아마도 너희들은 우리처럼 살지 말라 고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 과거를 거울삼아 잘못된 것은 고치고 잘된 것은 이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처음 국가가 세워진지 2000 여년이 지나오는 동안,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보면 어딘가 비슷하게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로부터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국가에 미래는 없다.

근대사에 대해 전무하다시피 했던 나에게 이 책은 어느 정도 갈증은 해소해주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조가 되고자 했던 마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앞으로나 변함이 없을 것이다. 내가 어렸을때, 치기어린 반항심에 '우리나라는 왜 이렇냐'고 부모님 세대(기성 세대)를 원망하곤 했다. 어느덧 내가 기성세대가 된 지금, 지금의 아이들이 나에게 그렇게 얘기한다면, 할말이 없다.

본받고 싶은 선조가 되는 것보다, 부끄럽지 않은 선조가 되어야 겠다.

아쉬운 점은 연대기순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고 주제별, 사안별로 기술되어서 읽고나서 머릿속에 정리되는 느낌은 적었다. 4권 중에 중복되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