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책 제목은 익숙해져 있었다. 이번에 결정적으로 읽게된 계기는 한비야씨의 책 추천도서 목록 중에 나중에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하고는 몇 권의 책 제목을 적어두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데미안 이었다.
책을 받아보고는 생각보다 두께가 무척이나 얇은 탓에 하루나 이틀 안에 독파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잘 읽혀지지 않았다. 몇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주인공의 내면 깊숙히 있는 뭔가 보이지 않는 그 무엇에 대해서 묘사하는 내용이 대부분 이었다.

다행히 책장을 넘기면서,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알 수 있었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사람은 태어나면서 부터 부모님으로 이루어진 가정이라는 사회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학교를 가면서 부터, 가족이 아닌 같은 또래의 친구들과의 사회로 뛰어들게 된다. 어떤 사회든 그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정해놓은 일종의 룰이 존재한다. 사회의 구성원들은 그 룰에 대해서 무의식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또한 그들은 함께 모여 사회를 이루지만, 개개인으로 봤을 때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를 받을 정도로 연약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이 쳐 놓은 울타리(룰)를 절대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벗어난 경우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자기가 꾸며낸 이야기 때문에 프란츠에게 어려움을 당한다. 이때 우연히 나타난 데미안의 도움으로 상황을 탈피할 수 있었다. 데미안을 알게 되면서 그는 자기가 알지못했던 것들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데미안은 학교에서 주입식으로 가르쳤던 로마 신화 이야기도, 다른 시각에서 보면 천사가 악마가 될 수도 있다는, 따라서 천사와 악마가 공존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해준다. 또한 자기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방법을 인도해 준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마지막에, 1차 세계대전으로 징집된 싱클레어는 부상을 당하고, 마침내 마음 깊은 곳에 그(자신) 와 하나가 된다.
이 책이 쓰여진 연대를 보면, 내용을 이해하기가 좀 더 수월하다. 저자 헤르만 헤세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당시에 출간했다. 그때 당시 독일의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출간된 지, 거의 100 년이 되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명작이 된 것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100 년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는 듣지 못하고, 외부의 목소리만 듣고 살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