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껏 마인크래프트 라는 게임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단지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지켜본 적은 몇 번 있었다.
게임이라고는 아직도 스타크래프트 밖에 할 줄 모르는 나에게 처음 마인크래프트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스타크래프트의 아류작처럼 생각했다(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유튜브를 통해 다른 사람이 게임하는 것을 봤을 때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미션이나 스테이지 같은 것들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여타 게임들과는 비교도 하기 어려운 촌스런 그래픽은 왜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바로 이 책에 그 답이 들어있다.
마인크래프트의 제작자인 마르쿠스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게임에 대한 몰입도는 누구보다도 강했다. 학교생활보다는 집에 틀어박혀서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만드는 것이 더 좋았다. 그의 어머니는 이런 아들이 걱정이 되었지만, 공부를 강요하거나 매를 들지 않았다.
학교 졸업 후,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개발함으로서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부터는 그의 어머니도 마르쿠스에 대한 걱정을 더이상 하지 않았다.
그는 회사에서 게임 개발로는 자신의 성에 차지 않자, 퇴근 후 남는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실력을 인정받아 스웨덴에서 손꼽히는 회사에 취직을 하게되지만, 회사에서는 마르쿠스가 독자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누가봐도 안정된 미래가 보장된 직장이었지만, 그는 망설임없이 회사를 나온다. 그리고는 게임 개발(디지털 액자를 만드는 회사)은 아니지만, 업무 외 시간에 게임 개발을 보장하는 회사에 취직한다.
그가 만든 게임 마인크래프트는 정식버전이 아닌 베타 버전이었음에도 그의 웹사이트에 공개되자,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사람들에게 퍼져 나갔다.
급기하 미국이 대형 게임업체에서 job offer 가 들어왔고, 상상하기 힘든 연봉조건을 제시했다. 대신 마인크래프트를 넘긴다는 조건으로.
그는 거절했고, 대신 자신과 함께 개발했던 친구와 모장이라는 인디 게임 개발회사를 만들었다. 그리고 곧 마인크래프트 정식버전 발매와 함께 한 카피당 13불의 가격을 책정했다.
마인크래프트는 지금까지 3천 300만 카피가 팔려나갔고, 하루 아침에 마르쿠스는 부자가 되었다. 그의 게임이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유저의 자유도가 아닐까 싶다.
게임 제작자가 미리 만들어놓은 시나리오 상에서만 제한적인 플레이만 가능했다면, 마인크래프트에서는 별다른 룰이 없다. 도구를 만들고 이를 활용하여 건물을 짓거나 무기를 만들고 동물을 기르거나 새로운 물건을 발명할 수도 있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사람은 본래 뭔가를 만들기를 본능적으로 좋아한다.
마인크래프트 세상에서 실물 크기의 건축물 제작하는 것도(노가다성이 짙은 일) 누군가의 칭찬을 받기위해서라기보다는 그냥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일 테다.
책 후반부에서는 교육 도구로서의 마인크래프트도 소개하고 있는데, 흥미로웠다.
마르쿠스가 지금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안정적인 길을 선택하지 않고, 그 스스로가 원하는 결정을 따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와 그의 회사는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마인크래프트의 후속작을 위해 게임 개발의 몰두하는 괴짜 개발자일 뿐이다.
우리나라도 한때 게임 산업이 주목받던 시기가 있었다. 흔히 인디게임이라고 하는 장르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자명하다.
마르쿠스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스티브 잡스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빌 게이츠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