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가 기억하기에 학생시절, 적어도 교과서에서 그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체 게바라를 안다는 사람은 세계사에 관심이 아주 많거나 이와 관련한 전공학과 출신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체 게바라 라는 이름보다 그의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가 더 많이 알려졌다. 남미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대조적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그를 알게 되었을까?

떠올려 보면, 아주 우연한 기회였는데, 회사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쓰게썼던 회사 선배분의 책꽂이에서 본 '체 게바라 평전' 이라는 책이 그를 알게된 계기였다. 그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새빨간 책표지에 앞에서는 체 게바라의 얼굴 포스터가 그려져 있었다는 점이었다.
무슨 내용일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선뜻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후 몇 년뒤, 인터넷 서점을 둘러보다가 그 책이 싸게 나오는 바람에 충동구매로 구입했다. 책 표지가 주는 강렬함에 비해 책의 내용은 그렇지 못했다(언제 구입했는지 기억을 못할 정도로 오래도록 완독을 못한 걸보면,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먼지만 수북히 쌓여있는데, 볼때마다 완독하지 못한 아쉬움을 느끼던 중, 같은 제목의 그래픽 노블을 구입하게 되었다. 어찌되었던 만화라는 점만 다를 뿐 이책도 체 게바라 평전이니.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어떤 인물에 대해 완전히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 인물은 바로 체 게바라가 아닐까 싶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활동했던 1900 년대 초중반에 전세계적으로 이데올로기에 대한 혼란이 뒤덮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강대국은 자유주의와 공산주의로 양분되어 대립했고, 막 식민지에서 독립한 나라들은 이 두가지 이데올로기에 대한 혼란으로 인해 자국민들끼리 충돌이 벌어졌다.

그렇다면, 체 게바라는 이런 시기에 어느쪽을 선택했을까?

흔히들 체 게바라가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을 보고 그것은 무지에 의한 오해이고 그는 민족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미국에 대한 적대심으로 소련등 공산국가들과 교류를 활발히 했지만, 훗날에는 독재자를 물리치고 국민들이 주인이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아프리카의 여러나라들에 들어가 그들의 혁명을 도왔다.

한편으로 무모하다고 까지 생각되는 그의 행동은 지금까지 그를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체 게바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처럼, 나름 균형을 맞추고 최대한 있는 그대로를 담았다고 강조한다.

책 후반부에 체 게바라를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한 추천서적으로 내가 몇 년전에 구입한 '체 게바라 평전' 이 소개되어 있었다.

조만간 읽어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