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스트셀러가 뭔가 하고 웹서핑을 하다가, 이 책이 1위에 오른 것을 보고 의하해하면서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전부터 삼성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것도 있었지만, 책 제목에 대놓고 삼성이라는 기업의 이름이 들어간 책이 1위라는 점이 그랬다.
무슨 내용일까? 하고 책 제목을 링크하고 나서, 흠칫 놀랬다. 저자가 약 2년전 삼성 비리를 폭로했던 김용철 변호사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구속까지 감수하면서 비리를 폭로했다. 하지만, 검찰과 법원에서는 그가 밝힌 삼성의 비리가 눈에 뻔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결국 삼성에서는 그가 폭로한 것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만일 김용철이 거짓을 이야기 했다면, 그를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해야 맞다. 거대 기업 삼성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그랬어야 했다. 하지만, 결국 삼섬은 그를 고소하지 않았다.

그가 하늘에 있는 달을 가리켰지만, 법원, 검찰, 언론 모두가 달은 보지 않고 그의 손톱에 낀 때만 보고 이를 문제 삼았다. 결국 보여주기 식의 특검이 만들어졌지만, 허울 뿐이었다.
특검은 결국 삼성의 무혐의를 인정했다. 그때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미래가 없겠구나 하고 탄식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못다했던 얘기들을 엮어서 만들었다. 비리 폭로 당시, 내가 알고 있었던 내용보다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읽으면서, 한번의 소설을 읽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한가? 라고 스스로 되물었다.

사실임을 인정하면서도, 마음이 착찹했다. 과연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돈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상, 실력보다는 인맥이 인정받는 세상, 원칙을 지키면 바보가 되고, 불법이나 비리를 저질러서라도 조직이나 회사에 이익을 내면, 영웅이 된다.

이 책을 계기로 한 순간의 모든 비리가 없어지지는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현주소에 대해서 한번 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리고 저자가 원하고 내가 원하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나가야 할 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참고로 이책의 광고를 여러 언론 매체에 내려고 했지만, 그 어떤 언론도 받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바로 삼성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다시한번 힘든 결정을 해준 저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