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라는 나라는 나와는 참 인연이 깊다. 약 1년 동안을 인도에 머물면서 인도를 어느 정도 경험해보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알고 있던 인도는 1/10 정도 밖에 안된다는 걸 알았다.
중국과 더불어 미래 잠재력이 높은 나라로 인도가 꼽힌다. 그것은 단순히 인구가 많고 영어를 할 줄 알아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카스트 제도이다. 사람을 여러 계급으로 나누고, 각 계급마다 직업, 결혼, 생활방식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한다. 사람들은 이를 자신의 운명이라고 여기며, 현재 힘들더라도 다음 생을 기약하며 어려운 삶을 산다.
이 책의 저자의 집안은 카스트제도에도 없는 아웃 카스트인 달리트 출신이다. 책의 초중반은 저자의 아버지(다무)와 어머니(소누)의 얘기를 주로 다룬다. 다무는 같은 계급 출신들과는 달리 자신의 운명을 좀 처럼 받아들이려하지 않는다.
이것은 그가 어렸을 적 신문배달을 하면서, 알게 된 영국인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한 그 때 당시 바바사헤브를 중심으로한 달리트 해방운동이 한창 일어나던 시기였다.
다무는 바바사헤브의 신봉자였다. 그의 선거운동에 참여했고, 그가 힌두교에서 불교로 개종하자, 그 역시 개종했다.
또한 달리트가 카스트 제도로 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최우선이라는 바바사헤브의 말을 실천했다. 비록 그와 그의 아내는 하루의 끼니를 걱정할 만큼 어려운 생활을 했지만, 슬하에 6 자녀의 교육은 남부럽지 않게 했다. 6 남매 중 막내인 저자는 미국의 박사학위까지 받은 수재다. 달리트 라는 신분을 벗어나기 위한 아버지(다무)의 노력이 없었다면, 현재의 저자는 없었다. 마지막에 저자의 딸 또한 할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틀 만에 책을 읽은 것 같다. 그 만큼 재미있었다. 인도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우리나라와 참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무와 소누의 세대가 달리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피땀을 흘렸기에 지금의 저자가 있을 수 있었고, 우리나라의 해방세대가 열심히 일하고 절약했기에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세대가 있다.
책을 읽고 나서 문득 인도가 그리워졌다. 다들 어떻게 살고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