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 김남희, 알랭드보통에 이어, 어쩌다보니 유시민 작가의 책을 여러권 구입해서 보게 되었다.
이책이 특별했던 이유는 작년 대선 패배 이후, 진보진영에서 지명도가 있는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나온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책이 출간되기 얼마전 그는 매체를 통해 정치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바 있었다.
그가 그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대충 이해는 가지만, 좀 더 깊은 속 얘기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이 나오자마자 구입했다. 책 제목도 디자인도 정말 단순 명료하다.
내가 저자의 책을 마지막으로 읽었던 것이 청춘의 독서 였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번 책은 기존의 저자 책들과는 많이 다르다.
저자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되짚어보고, 그때와 지금의 소회를 적었다. 그리고 이제 50대 중반에 들어선 그가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삶의 방향을 적었다. 끝부분에는 후배 또는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바를 썼다.
저자를 가린채 책의 중간 부분만 읽었다면, 아마도 여느 자기계발서와 대동소이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약간 실망한 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끝부분에 다다라서 '저자가 하고 싶었던 얘기가 이거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다. 특히 다음 구절이 마음에 들었다.

'나 자신을 제대로 알려면 할머니의 삶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평지에 솟아오른 돌멩이가 아니다. 숱한 고비를 넘기며 이어져온 가족사의 굴곡 어디엔가 놓인 존재이다. 그 굴곡을 알아야 내가 진짜 누구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더 잘 알 수 있다. 가족사를 탐색해보라. 당신의 내면이 훨씬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그는 자신이 원하는 삶의 마무리를 이야기 했다. 그는 일반적인 장례식은 거부한다고 했다.

죽기전에 마지막으로 파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눈을 감고 싶다고.

세상을 떠나게 되면, 화장을 하고. 후손들에게 제사는 지내지 말라고 당부했다. 읽으면서, '내가 원하는 삶의 마무리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중을 위해 표시를 해두었다.
삶의 시작 만큼이나 마무리가 중요하다. 올때는 순서대로 오지만, 갈때는 순서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준비를 해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