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자체가 좀 아이러니 하다.

처음에는 소설책인 줄 알았다. 저자가 인도와 티벳의 접경지대에 있는 라타크 라는 지역에 약 20여 년간 넘게 머물면서 느낀 점들을 쓴 것이다.

저자가 처음 라다크를 찾았을 때는 소히 외부 문명이라는 것이 들어오기 전이었다.
높은 고도, 짧은 일조량, 추운 날씨와 같은 나쁜 환경 조건 속에서도 라다크 사람들은 그들이 옛날부터 조상들이 살아왔던 대로 잘 적응하면서 살아오고 있었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그들의 삶은 이미 무한 경재 개발이라는 소용돌이 하에서 살아온 나와 같은 사람이 볼 때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공동으로 작업을 하고, 일처다부제와 같은 가족구성, 돈의 많고 적음에 대해 아무런 피해의식이 없이 전통적인 삶이었다.
하지만,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외부 문명이 파고들었다. 그 결과, 라타크 인들은 자신들의 문화가 서구인들의 그것에 비해 초라하고 남루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은 더이상 마을에 남아있지 않고, 본래의 전통을 거부했다. 주로 농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도시로 나가 관광업에 종사하였다.

남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크고 작은 분쟁들이 발생했다. 마을에는 공장들이 들어섰고, 토종 동/식물들은 설 곳을 잃었다.

저자는 불과 몇 년 사이에 변화된 라다크를 보면서 경제 개발이 능사가 아님을 깨달았다.
그래서 전통의 라다크 문화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상호 지속 가능한 개발을 모색하게된다.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하여 난방과 음식 조리를 가능하게끔 하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예를 들면, 전통적으로 토종 가축의 배설물을 난방 연료로 사용하던 것을 최근에는 석유, 석탄 같은 화석연료로 대체되었다. 이는 심각한 환경오염과 더불어 그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었다).

세계적으로 라다크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곳들이 많이 있다. 서양도 그랬고 우리도 그랬다. 한 때 개발 우선 정책이라고 해서 도로를 만들고 댐을 만들고 시장을 개방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인구 집중화가 진행되었고, 환경문제와 소득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었다. 전통적인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화되면서 노인문제와 아이들의 자살률 증가했다.

이런 것은 개발 도상국의 터널을 어느정도 빠져나온 국가라면 여지없이 가지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하루아침에 옛날로 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앞만보고 개발에만 몰두할 수는 없다. 그러기엔 인류가 가진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개발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각기 다양성을 가지고 고유의 문화를 보존하면서 같이 살아가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우리의 선조들은 지금의 과학기술 없이도 행복하게 살아왔다.

과연 지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단연코 아니다.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 이미 수 천년 동안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는가?
이제 우리의 처음 모습으로 돌아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