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서는 스페인어일거라 생각했다. 영어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가 스페인어가 아니던가? 하지만 프랑스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저자의 선택은 이탈리아어 였다. 내심 스페인어 이길 바랬다(내가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기에!)
'왜 하필 이탈리어어 였을까?' 이 물음에 저자는 확실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어를 배우면서 차츰 이에 대한 답을 얻게 된다. 40대 외국인 여성이 제 2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이 책의 대부분은 프랑스의 이탈리아 문화원에서의 수업 중의 에피소드로 채워져있다. 각기 다른 나라 사람들이 저마다의 다른 이유로 이탈리아어를 배우기 위해 모였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여기서 생기는 사건사고들은 영어학원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흔히 보아온 것들이다.
한국인 특유의 근성으로 기초반의 우등생이 되기로 한 저자는 수업이 없는 방학기간에도 동영상 강의를 구독해서 열공하고 어느정도의 자신감을 얻는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좌절을 맛보기도 하지만, 일주일 간 이탈리아로의 어학연수와 홈스테이를 하기로 결정한다.
그의 예상과는 달리 전혀 이탈리아스럽지 않은 호스트집에 머물며 오전에는 학원에서 수업, 오후에는 학원 프로그램을 통해 볼로냐의 이곳저곳을 방문한다. 여전히 식당과 가게들에서 좌절하지만, 돌아오는 공항에서 이탈리아사람들의 대화가 들렸다며 신기해했다.

배움에 나이와 국적은 문제가 안된다는 걸, 그리고 어떤 걸 좋아해서 배운다는게 정말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은 참으로 오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