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보는 정통 시사주간지에서 문학 분야의 추천도서로 나온 책.
전에 서점에 갔다가 베스트셀러 코너에 있는 이 책을 본 적이 있다 . 그 동안 보지 못하다가 이번에 읽게 됐다.
가끔가다 그런 책들이 있다. 분명 한글로 쓰여있고, 내가 모르는 단어들이 없는데도 몇 페이지를 넘기도록 전체적인 이야기 파악이 안되는 그런. 이 책이 그랬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후에도 뭔가 찝찝하고도 개운하지 못한 느낌…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70~80년대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던 주인공은 교통사고로 인해 아버지를 잃고 자신도 일주일간 사경을 헤매다 깨어난다. 그의 아버지가 간첩을 잡기위해 목숨을 던진 것으로 미화되면서 그는 갑자기 국민적 영웅, 즉 원더보이로 불리게 된다(이쯤에서 공산당이 싫다고 했던 이승복이 생각났다).
그당시 행정, 입법, 사법을 장악했던 군사정권은 그를 이용해서 국민의 관심을 돌려 자신들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했다. 무고한 사람들이 간첩으로 몰려 고문들을 당하던 그 때, 그것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던 소년은 자신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이 있음을 알게된다.
군사 정권은 이런 원더보이를 계속해서 이용하려 든다. 원더보이는 군으로부터 빠져나와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를 찾기위해 이곳 저곳을 방황한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가 남긴 수첩에서 어머니의 흔적을 발견한다. 그 과정에서 소년은 어느덧 사춘기를 지나, 사랑을 알게되고 성장한다.
이 책은 한 소년의 시점으로 70~80년 정치,사회적으로 암울했던 시대를 보여준다. 언론이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자신들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들을 간첩으로 몰아 고문하고 죄를 뒤집어 씌워 형을 집행하는.
그로부터 30 년이 지났다. 우리의 부모님, 삼촌, 이모들이 살았던 그때보다 과연 지금 나아졌을까?
주요한 뉴스들이 메이저 언론이 아닌 팟캐스트에서 보도되는 현실.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