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흥미로운 점이라면 유명한 철학자들이 했던, 또는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에 대한 생각이나 문헌들을 한데 정리했다는 점이다. 내가 알고 있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철학자들은 뭐라고 했을까?

평생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했던 그들이 '그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음식, 그리고 먹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은 그다지 먹는 것에는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았던 것 같다. 직접적으로 음식이나 먹는 것에 대해 남긴 글이나 문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지향했던 삶의 태도나 방식을 생각해서 이런 식성과 음식을 즐기지 않았을까 하고 저자는 말한다.

한편으로 놀랍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공감이 갔다. 삶이라는 것은 최소한의 의식주가 해결되어야 하는게 아니었을까? 철학이라는 것이 의식주의 기본 위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또한 '먹고 싶은 욕망(식욕)'에 대해서 동물과 마찬가지로 1차원적인 욕구라고 보지는 않았을까?

최근 몇년 사이에 음식 관련한 TV 프로그램이나 먹방 영상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나름 이유를 고민했다. '음식'을 주제로한 컨텐츠가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고.

누구나 쉽게 즐기고 만족할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이런 현상들이 나타난 게 아닐까?
우리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본다고 할 때, 시간이 걸리고 이해해려면 어느 정도의 기본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음식으로 그냥 먹으면 된다(음식물을 입에 넣고 본능적인 미각에 맡기면 된다). 아무런 노력이나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

인간이 지구에 나타난 이후, 현재 가장 발전된 사회에 살고 있지만,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은 기본적인(1차) 욕구에 대한 만족이다. 좀 더 고차원의 욕구를 채워줄 만한 것들을 고민할 수 없는 걸까?

책에는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들(니체, 헨리데이비드 소로)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소로가 알려주는 섭식의 지혜'

- 직접 키운 음식에는 특별한 효능이 있다.
- 건강해지기 위해 아주 다양한 음식을 먹을 필요는 없다.

이외에도 저자가 생각하는 건강한 음식에 대한 견해를 여러 사례를 들어 말한다. 몸에 좋다고 광고하는 수많은 약과 식품들.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나는 내 몸을 100% 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아무리 좋다고 하는 음식도 개인에 따라 먹으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책을 읽고난 후 든 생각은, 100세 노인의 식단을 모든 사람이 따라한다고 해서 모두 100세까지 살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먹고싶은 걸 먹으면 된다' 그리고 '되도록 가공식품보다는 채소나 과일 같은 원재료를 요리해서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