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즐겁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원래의 계획을 완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오르려고 했던, 트래킹을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왔다)을.
사람들이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각자 그들이 지켜야할 소중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번 책에서 공감이 많이 갔던 것은 저자의 여행자로서의 삶에 대한 미래의 고민 이었다.
10년 넘게 여행을 해본 사람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구나. 저자의 책을 읽을 때면, 언제나 씩씩한 모습에서 '그 사람 처럼 살아도 되겠구나' 라는 안도감과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롤모델로서의 자신감을 얻곤 했었다.
이런 고민들이 10년 베테랑 여행 작가보다는 아는 누나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40대에 접어든 나이.
여행자로서의 특히 도보여행자로서 체력의 한계를 실감하며, 이제는 지켜야할 동반자(게다가 몸이 아픈)가 있는 저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가려고 한다. 물론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말이다. 어떤 미래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해피엔딩이 되길 독자로서, 팍팍한 세상을 함께 살아내고 있는 동지로서 바란다.
마지막 책장을 덮자마자, 저자의 다음 책이 기다려졌다. 그리고 궁금했다. 앞으로의 여행으로 변해있을 저자가 전해줄 여행 이야기는 지금과 또 어떻게 변해있을지 말이다.
PS. 저자가 당한 4 차례의 도난 사건은 남아메리카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만드시 유의해야할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