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깨달았다고 했다.

여행이 즐겁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원래의 계획을 완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오르려고 했던, 트래킹을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왔다)을.
사람들이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각자 그들이 지켜야할 소중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번 책에서 공감이 많이 갔던 것은 저자의 여행자로서의 삶에 대한 미래의 고민 이었다.

10년 넘게 여행을 해본 사람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구나. 저자의 책을 읽을 때면, 언제나 씩씩한 모습에서 '그 사람 처럼 살아도 되겠구나' 라는 안도감과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롤모델로서의 자신감을 얻곤 했었다.

이런 고민들이 10년 베테랑 여행 작가보다는 아는 누나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40대에 접어든 나이.
여행자로서의 특히 도보여행자로서 체력의 한계를 실감하며, 이제는 지켜야할 동반자(게다가 몸이 아픈)가 있는 저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가려고 한다. 물론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말이다. 어떤 미래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해피엔딩이 되길 독자로서, 팍팍한 세상을 함께 살아내고 있는 동지로서 바란다.

마지막 책장을 덮자마자, 저자의 다음 책이 기다려졌다. 그리고 궁금했다. 앞으로의 여행으로 변해있을 저자가 전해줄 여행 이야기는 지금과 또 어떻게 변해있을지 말이다.

PS. 저자가 당한 4 차례의 도난 사건은 남아메리카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만드시 유의해야할 것들이다.

  1. 은행 안의 ATM 기기에서 현금카드로 돈을 인출했는데, 카드 번호가 복사되어 통장의 현금이 모두 인출된 경우.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고라고 한다.
  2. 현금을 공항에서 수하물 가방에 넣어 부치는 경우. 이경우 짐 수색대에서 검출되어 현금을 몽땅 털릴 수 있다(카라카스 공항). 따라서 반드시 핸드캐리해서 가지고 타야 한다.
  3. 앞 또는 옆자리의 누군가가 동전을 떨어뜨리고, 이를 주워달라고 한다. 그리고 이를 주울 동안, 물건을 들고 도망간다.
  4. 갑자기 하늘에서 물이 쏟아지고, 이를 맞으면, 웃옷을 벗으라고 한다. 이때, 도와주는 척 하면서 물건을 들고 도망간다.
  5. 경찰이 갑자기 벌금을 물라고 한다. 그때는 경찰서로 가자고 하며, 한국 대사관에 연락을 취하겠다고 한다. 가짜 경찰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