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장지글러의 신간이다.
부제가 '유럽의 난민이야기' 다.
특별히 국제뉴스에 관심이 없다면, 이 책에 선뜻 손이 가지 않을 것이다. 지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아주 먼 곳의 얘기라고 생각할테니.
흔히 그리스 지중해의 섬 하면 떠오르는 것이 에개해의 에메랄드빛 바다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 섬(핫스팟)에서 일어나고 있는(현재도!) 일을 알게된다면 더 이상 지상낙원으로 생각되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일까? 사실일까? 이정도일까?' 하고 반문하게 될 만큼 충격적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가 물에 빠져 사망하는 난민들의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었다. 우리나라까지 방송을 탈 정도면 꽤 심각한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소식을 들을 수 없어, 이제 난민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이 된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상황은 전혀 개선되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심각해졌다.
내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터전을 버리고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은 육로를 통해 터키 또는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 이탈리아로 향한다. 육로의 경우, 터키가 시리아와의 국경 장벽을 쌓으면서 통제하고 있다. 그리스나 이탈리아로 향하는 정기여객선이 없기 때문에 난민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허술한 고무보트에 몸을 맡긴다. 하지만 유럽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들을 맞이하는 것은 경찰 순시선들이다. 그들은 난민들이 탄 보트를 위협하며 터키영해쪽으로 몬다. 터키에 내린 난민들은 얼마있다가 그들의 나라로 되돌려보내진다. 운 좋게 그리스 섬에 도착을 하더라도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유럽연합의 위임을 받은 그리스 단체의 경찰들이다. 그들은 핫스팟이라고 불리는 난민촌에 머물게 되는데, 아주 열악한 환경이다. 난민으로 인정받기위해서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절차 또한 주먹구구식이다. 심사를 받는데 너무 오랜시간이 걸리거나, 제대로된 통역서비스를 받을 수 없고, 이를 처리하는 담당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환경에서 경찰들에게 폭행을 당한다.
유럽연합이 난민입국의 통제국으로 그리스와 터키를 정하고, 대신 이를 위해 많은 돈을 지원하지만, 이것이 난민들의 지위향상에 쓰이고는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독일이 100만명이 넘는 난민들을 수용했지만, 동유럽 국가들은 거부한 상태다. 이렇듯 유럽연합에서도 국가마다 찬반이 나뉘는 만큼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이러는 동안 핫스팟의 사정은 점점 더 악화되어가고 있다.
직접 핫스팟을 목격한 저자는 지금이라도 유럽연합의 난민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피력하지만, 최근에 선출된 유럽연합의 대표자들의 발언을 인용하며, 지금까지와의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누가 이렇게 많은 난민들을 만들도록 한 것인가?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