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자전거 여행에 대한 꿈을 꾸던 때가 있었는데, 회사일에 찌들어 하루하루 고달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연치 않게, RSS 에 나오는 블로그에서 이책에 대한 서평이 올라왔다. 망설임없이 책을 주문했다.
지금까지 많은 종류의 여행서적을 읽어봤다고 생각한다. 특히 자전거여행에 대해서는. 그러면서 책을 볼 때, 유의깊게 읽는 부분이 있다.
바로 여행을 시작하게된 동기와 여행이후 글쓴이의 삶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현대인들이 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실제 이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대단히 드물다.

그것은 여행의 동기 및 목적과 여행 이후의 삶이 뚜렸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의 동기는 여행하는 도중 어려움에 껶을 때마다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또한 여행 이후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이책 역시 위의 2가지에 초점을 두어 읽기 시작했다. 저자 롭은 평범한(?) 지리교사인 영국인이다. 친구의 영향을 받아 여행을 시작하게 됐고, 시베리아에서 부터 자신의 고향인 영국까지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평범한 직업인 교사를 버리고 여행을 떠나다니 선뜻 여행 동기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롭의 친구인 앨은 먼저 자전거 세계일주를 하고 있었고, 시베리아에서 만나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었다. 영하 40의 추위를 뚫고 자전거 여행을 한다는 게 가능한지 또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일본에서 둘은 헤어져 각각의 루트로 여행을 계속 한다. 롭은 한국, 중국, 베트남을 거쳐 파푸아뉴기니, 호주로 가는 루트를 선택했다. 이 루트가 나에게는 신선했다.

짤막하긴 하지만, 도중에 우리나라에 대한 내용도 쓰여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12개의 교회 중 11개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에 저자는 놀라워 했다. 사실 나도 놀랐다.

적어도 내가 봐온 책들에서는 아시아 대륙에서 유럽으로 가는 루트가 거의 대부분 동일했기 때문이다. 나는 파푸아 뉴기니에서의 내용이 흥미로웠다. 원시 밀림을 뚫고 자전거를 등에 둘러메고 한발짝 한발짝 나아가는 모습이란.

호주 이후 저자는 중국, 몽골, 티베트, 인도,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을 여행했다. 특히 티베트의 경우, 입국을 위해서는 단체 관광객만 허용이 되었는데, 저자는 다른 자전거 여행자들과 함께 몰래 야간을 이용하여 통과해버렸다.
또하나는 아프가니스탄의 일이다. 롭은 아프가니스탄을 거쳐가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조언도 구했다. 결국 그는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되 차를 타고 건너기로 결심했다.
그가 운이 좋았는지는 몰라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고, 책의 내용을 따르자면, 아프가니스탄은 전혀 위험하지 않은 곳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의 운이 좋았을 뿐이지, 위험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후반부의 유럽대륙 여행 기록의 분량은 미미하다. 아마도 여행에서의 큰 어려움은 없었던 듯 한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저자의 여행 이후의 삶이 궁금했다. 다른 여행서적들에서의 저자들이 그러했듯 아주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여행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했고, 지금은 유명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나도 저자 처럼 여행이후의 삶을 아름다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