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흥미롭다. 슬픔도 아니고 기쁨이라니.
아니나다를까 저자를 보니, 알랭드 보통이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들의 대부분이 전공도서 아니면, 여행서, 소설, 수필, 산문집 등이다.
생각해보면, 철학에 관련한 책은 본 적이 없다. 이 책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지금까지 와는 다른 분야의 책을 보겠다고 무작정 도서관 전체를 돌아본 결과다. 평소 갈일이 없었던 철학관련 서고에 갔다가 우연히 보게되었다.
내가 알고있던 철학책의 편견을 깨주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서 지금의 나 뿐만이 아니라 옛 성현들도 똑같이 고민을 했고, 얘기해왔다.
소크라테스, 니체, 쇼팬하우어, 에피쿠로스, 몽테뉴 같은 철학자들이 이것들에 대해 했던 말과 글을 통해 같은 고민을 가진 인간으로서 동질감을 느꼈다.
또한 아무리 사회가 발전하고 모든 것이 바뀐다고 해도 살면서 느끼는 감정들과 고민들은 여전히 세대를 초월하며 이어질 것이다.
책이 처음 만들어지면서, 인간의 모든 것이 엄청난 발전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책이 없다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시행착오를 통해 오로지 경험을 통해서만 깨달음을 얻었을 테니. 이는 다음 세대도, 또 그 다음 세대로 똑같은 시행착오를 계속해서 하게 되어 어느 정도의 발전 밖에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책이 만들어지면서, 인간이 평생을 바쳐 쌓아온 경험을 책 한권으로 얻을 수 있다. 인류가 존재했던 지금까지의(수백, 수천년 동안의) 모든 지식을 아주 손쉽게 단시간에 얻을 수 있게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식이 철학에는 통용되지 않는다. 철학이라는 것은 어떤 수학공식이나 새로운 이론에 의해 설명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철학은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학문(?)이라고 본다. 어려운 수학공식을 몰라도, 하다못해 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누구나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철학을 알고있다.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학교를 다녔다고 해서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책도 학교도 알려주지 않는 것을 말이다.
경험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 다시말해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오로지 자기 자신 육체와 정신의 합의를 통해서만 철학이 생긴다는 생각을 한다. 한 사람이 삶에 대한 자세가 철학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