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100 세 기념 파티가 있기 1시간 전 주인공(알란)은 1층 창문을 통해 도망친다.

이렇듯 자칫 황당한 스토리로 시작하는 이 책은 이후, 알란이 왜 그런 행동을 해야만 했는지를 설명한다.

이야기의 구성은 크게 2 가지로 전개된다. 하나는 알란이 살아온 삶을 연대기 순으로 기술하고, 또 하나는 현재 이후, 앞으로 전개되는 스토리를 서술한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 중 하나가 이 두가지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섞고 있다는 점이다.

1905 년생인 알란이 100세가 되는 2005 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노인이 아닌가 싶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그의 결정으로 인해 지금의 역사는 바뀌었다.

물론 소설이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긴 하지만, 그의 삶이 부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그가 살았던 20세기는 전세계적으로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커다란 변혁의 시대였다. 다시말해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자기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불행한 삶을 살았다.

이 부분에서 '쥐' 나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같은 작품들이 오버랩되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알란은 화약 공장에서 일하며, 폭탄 제조법을 익히게 된다. 차후 그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폭탄 제조법을 알게되고 강대국들은 그를 이용하기 위해 납치하고 회유한다.

그러면서 그는 그 당시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했던 인물들을 모두 만난다.

프랑코 장군(스페인), 해리 투르먼 부통령(미국), 쏭메이링(대만), 마오쩌둥(중국), 스탈린(소련), 김일성, 김정일(북한), 존슨 대통령(미국)…

그가 돌아다니 국가만 해도, 스페인, 미국, 중국, 이란, 프랑스, 소련, 북한, 인도네시아, 스웨덴 이다.

그 특유의 재치와 입담으로 죽음의 고비를 여러번 넘긴 그는 100세가 되던 날에 탈출을 감행하게 된 것이다.

탈출에 성공한 알란은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청년(밀수 조직의 수행원)의 돈 가방을 훔치면서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다. 이후 돈가방을 지키기 위해, 돈가방을 빼앗기 위해 추격전이 벌어진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담당 검사는 알란을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운좋게도 죽은 사람들이 전혀 엉뚱한 단서를 남김으로써, 사건은 미궁으로 빠진다.

결국 알란의 죄를 입증할 단서들은 모두 사라져버렸고, 경찰은 그를 놓아주게 된다.

알란과 그의 친구들은 인도네시아로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알란 역시, 결혼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문득 알란처럼 노년에 추억할 만한 에피소드가 많다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