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알게 된 건 꽤 오래되었다. 출간되자마자 라디오 책소개 코너에서 들은 이후, 여기저기 도서관을 기웃거려봤지만 그때마다 인연이 닿지 못했다.
그래서 큰맘먹고 구입을 해서 보기로 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책을 소개하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하루에도 수백권의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이뿐아니라 인터넷등의 매체로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요즘에 누군가 수많은 책들 중에서 알짜배기 책을 골라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이 있었다.
내가 선정하는 비전공 서적의 경우, 이런 경로를 통해 읽고 선택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껏 이렇게 읽은 책들 중에 실패한 경우보다는 성공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래서 책을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잡지에 나오는 신간 서적 코너를 빠짐없이 본다.
이책은 유명한 광고기획자로 알려진 저자가 인문학 강독회를 진행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총 8가지 주제로 각각 몇권 씩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기억에 남는 구절을 발췌하여 실었고, 자신의 생각 그리고 학생들의 의견을 중간중간에 삽입했다.
저자가 소개한 책들 가운데, 내가 읽은 책보다는 읽지 않은 책들이 더 많았다. 책을 읽으면서, 꼭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들을 메모해두었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저자가 고른 글귀를 한문장씩 자기만의 느낌으로 해석해주는 부분이었다. 저자의 내공이 느껴졌다.
또 공감할 만한 건 사랑이라는 게임에서 드러나는 '권력'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보통 권력이라는 건 '뭔가 할 수 있는 힘'입니다. 그런데 사랑이란 게임에서만큼은 '아무것도 안할 수 있는 것', 그게 권력입니다.
만약에 사랑하는 연인이 있는데, 둘 중 영화를 보고 싶거나 여행을 가고 싶거나 뭘 더 하고 싶은 쪽이 상대를 더 사랑한다는 겁니다. 사실 덜 사랑하는 쪽은 상관이 없는 거죠.
“하고 싶은 거 해. 뭘 하든 상관없어” 라고 적당히 무관심한 듯 물러서서 아무 의견을 내지 않아요. 그래서 사랑에서의 권력은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것이 능력이라는 뜻입니다.
다른 영역에서와는 달리, 사랑에서는 상대에게 아무 의도도 없고, 바라는 것도 구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 강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