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사실 '케냐'라는 단어 때문에 호기심이 일었다. 출판사의 이름만 봐도, 책날개의 저자소개를 봐도 알 수 있듯이 비구니 스님이 약 5년간 케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적은 글을 모은 책이다.
저자가 일하면서 겪은 크고작은 일들. 마치 일기를 보는 듯 했다. 종교인이기는 하지만, 독자로서 받은 느낌은 정말 스트레스가 심했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한 국가를 여행자로 사는 것과 생활자로 사는 것은 천지차이다.
내가 여행한 아프리카 국가 중에 케냐는 남아공에 이어 두번째로 발전된 곳이었다. 물론 저자가 활동한 곳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이지만.

국내에서 모금받은 돈으로 학교를 짓고 운영해나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간접체험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받는 것에 익숙한 '그들'에게 물고기를 줄 것이 아니라 물고기잡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이다.

우리가 학교를 지으면 교육은 그들이 알아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들에게 불교를 알리려고 하지 말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야 합니다.

특히 마지막 세번째 문장이 인상 깊다.
케냐는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물론 종교색이 아주 없을 수는 없겠지만, 책을 보더라도 학생들이나 주민들에게 예불을 드린다거나 불교경전을 가르친다는 내용은 없었다.
여행을 하면서 NGO 단체들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것들이 들었다. 이건 제 3자인 나도 그랬지만, 주민들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