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의 책이라면 모두 찾아 읽었던 내가 꼭 이 책만은 완독하지 못하고 있었다. 워낙 인기가 있는 책이다보니, 도서관에서 빌려도 연장이 안되서 다 못보고 반납하거나 그랬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큰맘먹고 책을 직접 구입하기로 했다. 이제 뭔가에 쫓기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리라.
책 얘기를 해보자면, 주인공인 아테나는 집시의 딸로 어렸을 때 입양되어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그녀가 집시의 혈통을 이어받아서 인지 남들 또래의 청소년기를 거치지는 못했다. 하루종일 성당에 가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성모마리아가 보인다는 등의 얘기를 양부모에게 한다. 양부모는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상담하지만, 단순히 사춘기 증상일 뿐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녀는 대학교를 그만두고, 아이를 낳고 싶다는 뭔가에 이끌려 사귀던 애인과 돌연 결혼을 하게 된다. 원하는 아이를 낳지만, 결혼 생활에 대해 준비가 안되어있던 그들은 이혼을 하게 된다. 그녀는 괴로워하지만, 오직 아이에게 자신과 같은 삶을 살게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생활해간다. 그러다가 우연히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집 주인이 주최하는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
그곳에서는 춤을 통해 자신과 만나는 법을 배운다. 회사 동료들에게 그녀가 깨달은 것들을 전파하면서 그녀는 유명세를 타게 된다.
그러던 중, 홀연히 두바이로 건너가 스승(?)으로부터 서법를 통해 자신의 영혼과 만나는 법을 배운다. 이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생모를 만난다.
잘 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내면의 뜻에 따라 자신이 배웠던 것을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야소피야라는 영혼에 빙의 되어 사람들의 고민이나 마음을 해결해주었다.
이 소문을 듣고 모임에 참가 사람은 점점 많아졌고, 심지어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목사가 그녀를 마녀라고 단정짓고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녀의 신변이 위협받게 되자, 평소 알고 지내고, 그녀를 사랑했던 런던 경시청의 경사는 그녀가 살해된 것처럼 꾸민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게 되었고, 그녀는 그대로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라는 책이 떠올랐다. 목사가 마녀라고 까지 했던 아테나는 실제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 밖에는 없다. 우리는 남들과 다르면,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테두리를 벗어나면 으레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해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하루하루 삶을 살아가지만, 정말 자신의 내면에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는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