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내가 했던 프리젠테이션 발표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별로 없다. 거의 대부분 '더 잘할껄' 하는 아쉬움만을 남긴채 끝났었다.
그 때 마다 느끼는 것은 모국어인 한국말로 설명하는 데도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매번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면서 가지는 고민은 '한정된 슬라이드에 어떻게 핵심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 였다.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프리젠테이션 하면서 경험했던 실수들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맞장구를 쳤다.
저자는 일본 대학의 부교수로 재직하면서, 젠(zen) 사상에 대해 강조한다. 젠 사상과 프리젠테이션의 공통점을 예로 들며 설명한다.
작년에 KLDP 에서 하는 발표회에 참석했던 적이 있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발표가 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저자가 책에서 얘기하는 바람직한 프리젠테이션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재밌으면서도 한번쯤 생각을 하게 되는 발표였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었다. 저자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템플릿이나 머릿기호 등을 될 수 있으면 쓰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주로 만들게되는 학술목적의 프리젠테이션은 단순하게 그림이나 한 두 문장으로 요약하기가 어렵다.
이 책의 가장 강점이라고 한다면, 글보다도 실제 슬라이드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실제 저자도 언급했지만, 문자보다도 그림이나 소리같은 멀티미디어 자료들이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새삼 프리젠테이션과 디자인이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주변에서 흔히 그냥 지나치게 되는 생각이나 느낌, 이미지를 반드시 모아서 저장해두어야 겠다. 위키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