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작성한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있던 책이다. 결국 읽지못하고 일년이 지나서야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영국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그곳에서 한국과 별 다르지 않은 삶을 살다가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뒤 2년간 무일푼으로 생활하고 여행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언젠가 이와 비슷한 주제로 쓴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한국인이 쓴 책은 처음이었다. 좀 더 현실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저자는 우프, 카우치서핑, 웜샤워 같은 플랫폼과 '스쿼팅' 이라는 버려진 집을 빌려사는 것, 슈퍼마켓에서 버리는 유통기한이 지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얻어 '식'과 '주'를 해결했다. 중간중간 아는 지인의 집에 머물며 지내기도 했다. 영국이후에는 히치하이킹을 통해 유럽 곳곳을 이동했다. 흥미로웠던 점은 이 무일푼 프로젝트 초기에 저자가 자전거를 이용해서 여행했었다는 점이다. 당시 필요한 장비를 구할 수 없어 자전거가게들에 메일을 보내 기부받은 것들로 이어나갈 수 있었다. 현재 지리산 자락의 숲속 오두막에서 살고 있다는 저자는 무일푼 프로젝트를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적게 먹고 적게 버는 생활을 하며 행복하게 지내는 중이라고 한다.
읽으면서 저자의 삶이 장차 내가 지향하는 그것과 다르지 않아서 꽤나 공감할 수 있었고 부러웠다. 물론 내가 무일푼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내가 가능한 한도 안에서 최대한 적게 먹고 적게 버는 생활을 하려고 한다. 이런 삶이 특정 국가나 지역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물가가 비싸기로 이름난 유럽(영국)에서도 프로젝트를 하지 않았는가?
읽고나서 내 삶의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좀 더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바라건데 이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더 경험하고 싶다. 분명 지구 어디선가에 존재하고 있을테니 말이다.

이책의 마지막 부분에 쓴 내용을 인용한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아!
세상은 당신의 목적을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해놓았다. 이 진리를 믿고 이제부터 당신의 '참된 목적'을 향해 여정을 시작하라. 어디론가 떠날 필요도 무엇인가를 찾아 헤맬 필요도 없다. '절대적 진리'는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여기'에, 그리고 모든 곳에 존재한다. '더 높은 자신'은 내게 그랬듯 언제나 그대에게 응답을 보낼 것이다. 자연의 드넓은 품에서, 마음이라는 안락한 쉼터에서 '연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대만의 여정을 시작하자. 그리하여 그대가 삶의 놀라운 기적을 경험하게 되기를! 그대 또한 그대의 길을 찾게 되기를! 소박한 삶 속에서도 완전한 만족을 누리기를! 그대의 마음에, 지구의 푸름에, 세상의 모든 존재에 평화가 가득하기를! 나의 온 심장을 다해 열렬히 소망한다!

한반도 구석의 누추한 집에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