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 | ★★★★ |
| 한줄평 | 저자에게 배로가 있다면, 나에게는 어떤 장소가 있을까 |
이 책을 읽게된 것은 아마도 10년 간 여행의 마지막 장소였기 때문일 것이다.
알래스카 최북단의 '배로(Utqiagvik)' 라는 지역에서 해가 뜨지 않은 65일간 생활한 일기를 적었다.
'배로'
알래스카 여행을 준비하던 무렵, 여행 가이드북을 통해 이곳에 대해 알게되었고 프루도베이나 투크토야크툭 보다 더 고위도에 있었기 때문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곳은 육로로는 갈 수 없고, 비행기를 통해서만 갈 수 있다. 또한 이 마을을 벗어나 근처의 마을 또는 지역으로도 갈 수 없다. 한마디로 고립된 지역인 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원주민문화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곳, 평소에는 경험하기 힘든 백야, 극야1)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코로나 시기에 부모님을 여읜 저자는 유일한 가족인 고양이와 함께 극야가 시작되는 겨울철에 이곳을 찾는다.
이전에도 페이뱅크스와 미국의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고 살았던 경험이 있던 저자였다.
혹한의 날씨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면서 틈틈히 번역일을 하며, 생전 부모님들과의 추억과 생각에 잠긴다.
책을 읽으면서 낮익은 지명들과 상점들이 나와 반가웠다. 책에 실린 사진들을 보며, 불과 몇 개월 전 알래스카를 여행했을 당시가 떠올랐다.
오로라를 보지 못한 것과 겨울철을 지내지 못한 것의 아쉬움이 들면서도, 알래스카의 미친물가를 감안하면 나중에라도 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동시에 드는게 사실이다.
배로가 저자에게 어떤 의미였던만큼, 나 또한 '배로' 같은 장소가 있을까.
생각 좀 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