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

평점 ★★★★
한줄평 업계 선배가 들려주는 조언과 충고, 덕분에 용기와 확신을 얻었다

도서관 신간코너에서 우연하게 발견한 저자의 신간. 김남희 작가와 함께 여행에세이계의 양대산맥으로 그동안 쓴 책들은 거의 다 읽었다.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이후로 근황이 궁금했었는데, 반가웠다. 58년생(올해나이로 68세), 여전히 구호단체와 대학교에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책은 그동안 저자가 쓴 일기장에 있던 글들로 채워졌다. 나이를 들면서 여행, 국제 구호, 삶에 대해 바뀌게된 생각들과 그렇지 않은 생각들을 솔직하게 적었다.
그동안 나와 비슷한 삶(장기간 여행을 하는)을 살아냈던 저자의 책들을 통해 용기를 얻고는 했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독자로서 나이가 들면서 '바뀌게된' 생각들이 더 흥미로웠다.
아마도 주된 요인은 외부적인 것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그전에는 문제없던 무릎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자주 잊어버리거나 기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때, 결국은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 기존의 해왔던 것들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진짜 무서운 건,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를 '늙었다'고 여기는 마음이다.'

기억에 남는 구절

105세의 철학자 김형석 님도 "65세에서 75세까지 가장 좋았다"고 회고하셨다. 
한때 신문과 SNS 에서 일제히 유엔이 연령대를 새로 분류했다는 기사가 돌았다. 0~17세 미성년, 18~65세 청년, 66~79세 중년, 80~99세 노년, 100세 이상은 장수 노인이라는 내용이었다. 오보로 밝혀졌지만, 묘하게(!) 설득력이 있지 않은가?
안톤과 나는 1년에 두 번쯤 일요일에 자전거를 기차에 싣고 춘천으로 간다. 춘천에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고 소양호를 한 바퀴 돈 뒤, 북한강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다 중간에 하루 묵고는 월요일의 텅 빈 자전거 길을 따라 서울까지 온다. 
자전거는 무릎에 부담이 적어 은퇴학교 때까지도 무난히 할 수 있다.
맘 편하게 살기 위한 네 가지 만트라
 
  * 그럴 수도 있지!
  * 다 거기서 거기야!
  * 이런 날도 있는 거지 뭐!
  * 그러거나 말거나!
 
요즘 내 말끝마다 후렴처럼 따라 붙는 네 가지 말이다. 60+ 들어서며 내 삶의 키워드는 '맘 편히 살자'인데, 이 네가지 중 하나를 되뇌면 어떤 상황이든 즉시 마음이 가벼워지고 편해진다.
 
① 잠시 눈을 감고, ② 심호흡을 깊게 한 후 ③ 만트라를 읊조리기만 하면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20~50대는 젊음과 패기가 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크고, 60대는 결실과 여유를 누리지만 지난 세월의 아쉬움과 그리움이 밀려온다. 80 이상이 되면 체력은 약해지지만, 그 대신 삶의 지혜와 평화가 깊어진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가을을 사는 우리가 봄, 여름을 지나는 이들의 젊음과 패기와 열정이 부러워 참 좋은 때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들을 그 힘을 가진 대신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거다. 설마 그때가 좋았지, 라며 그 시절을 다시 한번 살고 싶다는 말은 아닐 터. 나 역시 그 시절의 막막함과 불확실성, 불안과 긴장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다. 
돌아보니 그 혼돈의 시기를 어떻게 지나왔는지 아마득하기만 하다. 
 
세상 모든 일에는 플러스, 마이너스가 있듯 모든 때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다. 그러니 지나간 때를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대신, 이 순간 지나고 있는 계절을 제대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