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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라는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었고(아주 잠깐), 결코 보기보다 만만한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사서가 말하는 사서] 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 나온 내용 중 사서에 대해 궁금했던 사항들을 발췌하여 정리했다.

사서가 되려면 대학에서 특정 분야를 전공해야 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다. 사서가 되는 방법은 여러가지 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사서 자격증이 있으면 사서가 되는 과정이 훨씬 수월하다. 사서 자격증은 도서관법에 근거해 1급 정사서, 2급 정사서, 준사서로 구분하고 있다.
1급 정사서는 문헌정보학 또는 도서관학 박사학위를 받은 자 그리고 이에 준하는 경력자가 취득할 수 있다. 2급 정사서는 문헌정보학 학사학위를 받은 자 그리고 이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자면 취득할 수 있다.
준사서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지정 교육기관에서 일정한 교육을 이수하면 취득할 수 있다. 지정 교육기관으로 대표적인 곳은 사서 교육원인데 성균관대학교, 계명대학교, 부산여자대학교 등에 있다.

만약 주제전문사서(주제전담사서)가 되고 싶다면 문헌정보학 외에 특정 분야를 전공하면 도움이 된다. 특히 연구소나 기업의 도서관에 입사하고 싶다면 그 분야 학문을 부전공 혹은 복수 전공하여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이용자의 요구를 파악하는데 훨씬 수월할 뿐 아니라 이용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대학 도서관에서도 주제전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문헌정보학과 외에 특정 학문을 전공한다면 도움이 된다.

문헌 정보학과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나?

도서관 관리에 필요한 수서, 정리, 열람을 위한 규칙을 공부하고, 이용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하는데 필요한 정보서비스 기법을 배운다. 과목으로는 서지학, 자료조직, 도서관 경영, 정보서비스, 정보검색, 정보시스템, 디지털 도서관, 학교도서관 등 다양한 교과목이 있다.
만약 문헌정보학과에 입학한다면, 졸업 후 어디에서 일하고 싶은지 미리 생각해 본 다음 자신의 관심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기를 권한다. 그렇지 않으면 각 교과목의 지식이 하나의 지식체로 완성되기 어려울 뿐더러 단편적인 지식으로 남게 되어 학과목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공부에는 왕도는 없지만, 특정 교과목을 공부할 때 마다 이 교과목이 문헌정보학이라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먼저 따져 보고 계획적으로 공부하면 졸업 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더불어 도서관의 역사와 건축에 대한 기본지식은 물론 도서관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과 경영 노하우도 배움의 영역에 포함된다.
최근에는 전자형식의 자료들이 급속하게 늘고 있어서 이를 다루는 지식도 배운다.
사서의 경우 정보 전문가로서 다양한 언어의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외국어 실력은 강점이 된다.

우리나라에는 공공도서관 외에 또 어떤 도서관이 있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공도서관 외에도 국가도서관, 전문도서관, 대학도서관, 학교도서관 등이 있다. 도서관에 소장된 자료와 이용자에 따라 여러 종류의 도서관으로 구분된다. 관종에 따라 사서의 업무도 많이 다르다. 국가도서관에는 국회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법원도서관이 있고, 공공도서관에는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시립도서관, 구립도서관, 장애인 도서관, 병영도서관, 교도소도서관 등이 있다.
또 대학도서관은 대학 내 도서관으로 학술도서관의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는 2011년 기준으로 1만 937개의 대학도서관이 있다.
대학도서관은 교수와 학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을 위한 정보 활용 교육을 한다. 최근에는 초중 고등학교 내에 학교도서관을 따로두어 학생들을 위한 독서교육 등을 활성화하고 있다. 그밖에 의학도서관, 기업도서관 등의 전문도서관이 있는데, 특정 주제의 정보를 집중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도서관이기에 주제전문사서의 역량이 중요하다.

학교 도서관 사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사서 교사가 되어야 한다. 대학에서 교직과목을 이수하고 2급 정사서 자격증을 취득해야 정식 사서교사가 될 수 있다. 비정규직이라도 이 같은 자격증을 취득하고 경력을 쌓아야만 정식 사서교사로 지원할 수 있다.

사서 교사는 일반 교사들과 다른가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승진이나 처우 등을 기준으로 본다면 사서교사는 교과교사와 차이가 없다. 하는 일이 다른 뿐이다. 국어교사와 영어교사가 다르듯이 말이다.
교과교사는 학기별로 해당과목의 수업을 진행하고 때로는 담임을 맡아 학생들에게 진학지도를 한다면, 사서교사는 학교 도서관을 운영하고 수업에 필요한 자료들을 제공하며 도서반 학생들을 지도한다. 담임을 맡아 학생들을 가르치지는 않지만 때로는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 추천서를 써 주는 등 진학 상담을 하기도 한다.

기업도서관에 입사하는 과정은 어떤가?

일반 직군과 동일하다. 사서직이라고 해서 별도의 직군으로 구분해서 채용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기업의 정규채용 시 다른 지원자들과 함께 입사한 후 신입 사원 교육을 마치고 도서관에 배치를 받는다. 도서관에 공석이 생길 때 혹은 도서관을 처음 개관할 때 등 특수한 경우에는 특별 채용을 하기도 한다.
기업 도서관의 사서는 기본적으로 사서의 전문성도 있어야 하지만 그와 더불어 입사하려는 기업에 대한 제반 지식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식음료 회사라면, 관련 분야의 학술정보부터 시장 동향에 이르는 정보를 알아야한다.
기업도서관 사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새로운 시대의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홍보, 마케팅 등을 하는데 필요한 정보서비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과 경영 두 가지 모두에 늘 촉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국회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공공 도서관의 사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사서공무원은 공채와 특채로 나뉘며 대부분 공석이 생겨야 임용한다. 연령제한이 있고, 2급 정사서 이상 자격증을 소지해야 한다.
시험은 1차 필기, 2차 면접으로 이뤄진다. 먼저 토익, 토플 등 영어 시험과 행정법, 자료조직론, 도서관경영론 등의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면접을 볼 수 있다.
각 도서관마다 채용시기가 달라서 관련 기관에 의뢰해 수시로 채용 정보를 입수해야 한다. 공공도서관 사서는 지방직 및 교육청 소속 공무원이며 국립중앙 도서관, 국회도서관, 법원 도서관 등 국립 도서관 사서와 학교 도서관 사서 교사도 공무원이다.
당연히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해야 하며, 경쟁이 치열한 편이지만, 시험 자격이 사서 자격증 소지자로 제한되어 있으므로 행정직 등 다른 직렬보다는 경쟁률이 낮은 편이다.
덧붙여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보통 공무원 입시 준비를 위해 1년에서 길게는 2~3년에 이르기까지 시험공부에만 전념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사서공무원이 목표일지라도 졸업 후에는 최소 1년 이상 도서관에서 근무해본 뒤 여유를 갖고 준비를 하는게 좋다.
경력자를 우대하기에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물론 5시간 공부한 사람보다 10시간 공부한 사람이 합격할 확률이 높겠지만 실제로 합격자들의 면모를 보면 의외로 도서관 재직 중에 주경야독하거나 다른 분야에서 일하다가 30대 이후에 시험을 준비하여 합격한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

신입 사서의 초봉과 경력 직원의 보수,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

어디서 근무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사서공무원인 경우에는 9급, 7급 등 해당 직급에 따라 급여가 정해진다. 2012년 기준으로 9급 공무원의 연봉이 약 2500만원 정도이며 7급 공무원은 약 4500 만원 수준이다. 사서교사는 해당 학교의 일반 교사와 연봉등 처우 조건이 같다.
기업도서관의 사서는 다른 동기 사원과 연봉이 같다. 승진 과정도 일반직과 같다.

언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나?

사서의 일은 서비스 직이다. 새로 개발한 도서관 서비스에 대해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을 때, 더불어 도서관의 최신 트랜드에 대한 지식을 업그레이드하고 주변 사서들과 정보를 교환하면서 전문가로 성장해 나갈때.

미국 등으로 유학을 가면 어떤 점이 좋은가?

일단 교수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유학 유무가 임용시 프리미엄이 될 수 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면 미국도서관 협회가 순위를 매기는 상위권 대학으로 입학하는 것이 좋다. 그 학교들이 문헌 정보학과로서는 국내에서도 알아주는 명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사서나 전문 사서로 일하겠다면, 굳이 유학을 다녀오지 않다도 좋다.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는 게 좋은 사서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헌정보학은 응용학문의 성격이 강해 현장 감각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교수가 되어도 도서관 경험이 있다면 실력 있는 사서를 양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사서는 몇살 까지 할 수 있나?

도서관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공무원과 일반 기업의 정년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만 60세까지, 기업은 55세까지이다. 하지만 사서는 정년이 지나서도 일할 수 있다. 도서관 운영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사서로서의 기본자세를 잃지 않는다면 할 일은 많다.
사서로 정년퇴직을 한 후 동화구연기법을 익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자상한 할머니, 할아버지 사서가 될 수도 있고, 기업도서관 사서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면 퇴직 후에 마케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사서로 봉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