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킬링필드까지는 약 10km 거리. 다른 명소와는 다르게 프놈펜 시내에서 꽤 떨어져 있다. 대중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택시나, 툭툭,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간단다. 이들 모두 흥정을 해야 하는데 툭툭의 경우, 대략 15~20 달러 정도 한단다. 지금 묵고있는 숙소의 하루 숙박료보다 비싼 금액.
구글맵 상으로는 걸어서 약 2시간정도 걸린다고 하니, 천천히 걸어가보기로 했다.

오전 7시무렵 숙소를 나와 지도앱에 나온 루트대로 걸어갔다. 마을 이곳저곳을 구경하면 가니, 그리 멀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프놈펜의 외곽지역에 들어서자 집집마다 'House for rent' 라는 표지를 자주 볼 수 있었다. 영어로 적힌 걸로 보아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것 같다.
도중에 대학교도 봤다. 농업 대학교였는데, 학교 교복 사진이 입구에 붙어 있었다.

어제 국립 박물관에서 캄보디아는 물의 도시라는 문구를 봤었다. 그만큼 물이 많다. 집이나 논 주변에 강이나 호수가 많다(수질은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농사를 짓기에는 유리하지만, 한편으로는 비가 많이 오면 홍수의 위험이 커지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한다.

구글신의 예언대로 딱 2시간이 걸려, 킬링필드에 도착했다.
다른 관광지와는 다르게 티켓을 구입하면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지원하는 여러가지 언어 중 한국어도 있다. 곳곳에 있는 팻말(숫자가 적혀있는)에 가서 오디오 가이드의 번호를 누르면 그곳의 설명을 들려준다. 사전 지식이 없는 나같은 관광객으로서 이곳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킬링필드' 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3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을 죽이고 묻었던 곳들 중 하나다. 캄보디아 각지에 이러한 킬링필드들이 흩어져 있다.
1970년 후반, 정권을 잡은 폴포츠는 자신만의 공산주의를 내세우면서, 자신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사람, 그리고 지식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처벌하고, 죽였다.
이곳은 그 사람들을 이송하고, 사형이 집행된 곳이다. 최대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시내에서 떨어진 곳을 택했고,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밖으로 세어나가지 않게, 군대 행진곡과 엔진소리를 내서 은폐하려 했다.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DDT 같은 독성 물질도 사용했고, 사람의 사형이 집행되면, 그가 속한 가족 모두를 죽이기도 했다. 보복이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갓난 아이들을 죽이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시신이 묻혀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현재도 비가 많이 오는 기간에는 흙에 씻겨 내려가면서 땅에 묻힌 시신이 땅 표면에 보이기도 한다고 한다.
때문에 이곳에 관리인들은 주기적으로 발견된 유골들을 수습한다고 한다.
오디오 음성으로 그때 당시를 겪었던 생존자들의 증언, 그리고 역사적인 배경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킬링필드의 가운데에 있는 위령탑에는 이곳에서 수습된 유골들이 전시되어 있다. 수습된 유골들이 너무 많아 탑안에 모두 전시할 수 없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묻혀있던 무덤과 아이들을 죽이는데 쓰였던 나무들. 그리고 수습된 유골들. 너무나 생생해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각 나라마다 저마다의 아픔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그때 당시를 겪었던 사람들은 이제 50 중후반의 중년이 되었다.
다시는 지구상에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주택가에 인접해서 강(웅덩이?)이 있다>

<쓰레기나 폐기물들이 떠있는 경우가 많다>

<국립대학인듯> 

<교복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중국집이 있을 정도니, 꽤 많은 교민들이 사는가 보다>


<킬링 필드> 

 <시신들을 한꺼번에 매장했던 장소가 곳곳에 있다>

<방문객들이 추모의 뜻으로 팔찌를 대나무 벽에 걸어두었다> 


PS. 원래 계획은 태국에서 최소 한달 정도 집을 렌트하여 지내는 것이었다. 태국까지 거리가 얼마남지 않은 만큼,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다. 기존에 고려했던 지역인 깐짜나부리는 날로 상업화가 진행되어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에어 비앤비로 태국 전체를 검색해본 결과, 북부 쪽과 방콕 근처가 그나마 임대료가 저렴했다. 될 수 있으면, 복잡하지 않고, 조용한 곳이었으면 하는데,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