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라이행 버스 출발이 저녁 10시 반이어서 오후 2시 체크아웃 후, 약 8시간을 밖에서 보내야 했다.
근처 Bharathi park 의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았다. 다운받아 놓은 팟캐스트를 듣거나, 전자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퐁디셰리는 바다에 접해있어 40도가 넘는 기온임에도, 항상 바람이 불기 때문에 그늘에만 있으면 그리 덥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해가 저물 때쯤, 공원을 나와, 해변으로 향했다. 수평선 위로 희미하게 달이 보였다.
방파제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점차 어둠이 깔리고, 끈적하긴 하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달빛에 비친 바다가 만들어 내는 파도는 마치 거대한 물소때나 물고기 때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는 것 같았다.

저녁 8시,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정확하게는 어제 구매한 티켓 예매확인서에 적힌 탑승 장소(boarding point)로 갔다. 도착해보니 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여행사였다.
수요가 많은 행선지 버스의 경우, 버스터미널 안에서 승,하차가 이루어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사설 여행사에 의해 운영되고 탑승도 사무실 앞에서 이루어진다.

예매 확인서에 적힌 출발 시각은 10시 30분이지만, 실제 버스가 출발한 시간은 11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탑승 장소에는 출발 시간보다 10~20 분 정도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는 편이 훨씬 낫다.
야간에 운행하는 sleeping bus 라서 누워서 잘 수 있는 칸이 마련되어 있다. 물론 앉아 가는 자리보다는 조금 비싸다. non ac 였기 때문에 출발하자마자 창문을 모두 열었다.
탑승 인원이 전체 좌석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아서 나름 쾌적하게 갈 수 있었다.

PS. 앞서 언급했지만, 퐁디셰리는 기존의 인도와는 다른 분위기를 준다. 전체는 아니고 해변에 인접한 곳에서부터 수로(canal)가 있는 곳까지. 인도 특유의 좁은 골목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구조가 아닌 널찍한 도로에 양옆으로 이국적인 주택들이 들어서 있고, 쓰레기가 별로 보이지 않아 깔끔하고, 이따금 여기에서 장기체류(?) 혹은 거주하는 서양인들을 볼 수 있었다.

PS2. 구입한 모기장을 처음 설치해보고 잤는데, 크기가 약간 작아서 발 부분이 제대로 커버가 안됐다. 아니나다를까, 발만 모기에 물렸다. 그래도 다른 곳은 선방했으니,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



<바다가 접해있지만, 모래사장이 없는 건 아쉽다>









<티켓. 표를 구입할 때, A4 종이에 출력해준다. 탑승장소를 꼭 확인해야 한다>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