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일이 어느새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기간동안 자전거 포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한 첫번째 단계로 자전거 박스를 구해야 했다.

타게될 이스타나 항공의 경우, 자전거 수화물의 크기의 규정이 없다. 다음은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관련 규정을 발췌한 것이다.

“For bicycles of all sizes Air Astana applies a special sporting rate of 10,000 KZT (50 EUR) for international routes and 4,000 KZT for domestic routes.”

위에서 유의깊게 볼 문구는 바로 “bicycle of all sizes” 다. 이렇다 보니, 굳이 자전거를 분리해서 포장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최대한 큰 박스를 구해서 분해없이 포장하기로 결정했다.

숙소를 나서기 전, 자전거의 가로, 세로, 너비 길이를 자로 측정했다. 각각 가로 180~190cm, 세로 110~120cm, 너비 50~60cm 였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숙소가 있는 파하르간지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bicycle mart 이 있다. 이곳에는 여러 군데의 자전거 매장들이 입점해있는데, 가게 앞마다 새 자전거를 빼고난 빈 자전거 박스들이 널려있었다.
말만 잘하면, 공짜로 얻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현지인이라는 전제하에).
가장 큰 박스를 찾아다닌 결과, 26인치 자전거를 넣은 박스가 가장 컸다. 하지만 이 박스에 자전거를 넣으려면, 앞바퀴와 안장, 핸들바를 분리해야 했다.
결국, 박스 2개를 구입해서 테이프로 더 큰 박스를 만들기로 했다. 가격은 각각 200루피씩, 총 400 루피.

PS. 델리에 돌아와서 5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최대한 더위를 피하기 위해 가장 기온이 낮은 새벽녘(그래도 30도를 훌쩍 넘지만)에 잠자리에 들지만, 열대야 때문에 자주 깬다. 이 때문인지 낮에도 머리가 멍한 상태가 잦다.

PS2. 인도에서 알게된 페친과 채팅을 하다가, 지금이 무슬림의 라마단 기간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무슬림 신자인 그의 말에 따르면, 하루 5번 기도를 하는데, 4번째 기도가 끝나는 저녁(evening)이후에나 식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니까 하루에 한끼를 먹는 셈이다. 그는 채팅 하는 동안 배가 고프다고 했고, 오후 6시 42분 이후에나 식사가 가능하다고 하다고 강조했다. 한달 여 동안 이런 생활을 계속해야 한다니, 이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면서도, 내가 종교가 없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PS3. 100달러를 루피로 환전했다. 근처 여러곳의 환전소를 가봤는데, 어찌 된 일인지 정부에서 인증했다고 하는 곳(rs 6650)이 환율이 더 안 좋고, 사설 환전소(rs 6800)가 훨씬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