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부분 오르막에 역풍이라 다른 날보다 늦게까지 라이딩을 해야 했다. 보통 해가 지기 한 두시간 전부터 야영장소를 물색한다. 겨울철인 지금 점점 해가 짧아지기 때문에 오후 5시만 되도 주위가 어둑어둑해진다.
어둠이 깔리면 시야가 좁아져 장소를 찾기는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마을 근처였지만, 아쉬운대로 텐트를 쳤다.

저녁을 먹고 평소처럼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개짖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휴대폰을 보니 자정에 가까운 시간. 밖에서는 사람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지?'

'그러다가 가겠지'하고 다시 자리에 누웠다. 계속해서 개짖는 소리와 말소리가 들렸고 결국 텐트 밖으로 나갔다. 2명의 남성과 개 한 마리가 있었다. 그들이 하는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말투나 행동으로 볼 때 호의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들 중에 한 명이 칼로 나를 위협했고, 나머지 한 명이 텐트를 뒤졌다. 얼마 후 텐트에서 나오자, 그들은 개와 함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잠에서 덜 깬 건지 이 상황이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찬바람이 불어 추위를 느꼈다.

'꿈이 아니구나'

텐트에 들어가보니, 온갖 물건들이 난장판처럼 흩어져 있었다.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사라진 물건들을 확인해야 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그들이 가져간 것은 휴대폰이었다.

침낭 안에 누웠지만,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어서 해가 뜨길 바랬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68.024 km
누적 거리 : 21652.797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