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어제 저녁 먹을 계획 이었던 라면을 아침에 먹게 되었다. 덕분에 평소보다 한시간 늦게 출발했다. 3일전 불던 비람은 여전했다.
새롭게 세팅한 패니어를 싣고 처음 달려봤는데, 확실히 안정감이 높아진 것 같다. 바람이나 노면 상태에도 패니어가 훨씬 덜 흔들리는 것 같고. 앞과 뒤 패니어를 이전보다 더 가운데 쪽으로 오도록 위치를 조정했다. 페달링 하다가 이따금 신발 뒤꿈치가 뒤쪽 패니어에 닿긴하지만, 간섭이 생길 정도는 아니다.
원래 패니어의 설치 위치는 최대한 낮고 가운데에 가깝게 해야 페달링에 힘이 덜 든다. 그래서 그런지 좀 더 수월하게 달린 것 같다.

정오무렵 한 마을 근처를 지나다가 마치 에티오피아에 와 있는게 아닐까하는 일을 겪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저 멀리 서너명의 아이들이 도로쪽으로 걸어와 서있는게 보였다. 내가 가까이 가자, 뭐라고 얘기를 하는데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지나가자 돌을 던졌다. 또 다른 한번은 내가 지나가자 역시 뭐라고 하고는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때 내 뒤에서 차량이 달려오자, 그들은 달리기를 멈추고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차량이 지나가자, 다시 그들은 나를 쫓아왔다. 다행히 평지구간이라 그들을 따돌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뒤돌아보니, 그들 중 한명이 햇볕에 반사되어 번쩍거리는 물건을 손에 들고 있었는데, 그것이 뭔지는 정확치 않았다. 혹시 칼은 아니었겠지?

목적지 마을에 도착해서 숙소를 잡았다. 공동화장실에 물통에 든 물을 사용해야 했지만, 작은 마을이라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300 실링. 지난번처럼 밤이 되자 밖은 바람이 불어 시원했지만, 방안은 사우나로 바뀌었다. 밤새 식은땀을 흘리며 잔 것 같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95.981 km
누적 거리 : 45552.062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