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장거리를 달린 덕에 아마 오후쯤이면 해남 땅끝마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날보다 조금 늦은 7시에 여관을 나왔다. 벌써 4일째 인데도, 타이어에 펑크가 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끝까지 무사히 도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주에 도착해서 아침을 먹고 강진으로 향하던 중에 우려하던 펑크가 났다. 다행히 당시 도로에 차가 없어서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언젠가 뒷바퀴보다 앞바퀴 펑크가 더 위험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맞는 말임을 실감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모든 짐을 앞쪽에 싣는 바람에 앞바퀴에 무게 하중이 더 실렸을 것이다.
지금껏 자전거를 사고 처음으로 혼자 펑크 수리를 하는 거라 설레임과 우려가 교차했다. 여분의 튜브를 가져왔기 때문에, 패치를 사용하지 않고 새 튜브를 교체했다.
여행 오기전, 바퀴에서 튜브를 빼는 동영상을 보긴 했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쉽지 않았다.
펑크 패치에 들어 있는 2 개의 주걱을 이용해서 분리해내는데, 도중 하나가 부러져 버렸다.
이미 도심을 지나온 터라 근처에 자전거 샵은 당연히 없었다. 40 분 넘게 씨름한 끝에, 튜브를 교체하고 바람을 넣었다. 잠깐의 시험 주행을 해보니 괜찮았다. 왠지모를 뿌듯함.
강진을 지나 해남을 가던 도중에 점심을 먹었다.
해남을 거쳐 땅끝으로 향하고 있을 때가, 오후 1시 쯤. 땅끝에 가까워지면서 2년전 기억이 떠올랐다.
마지막 업힐의 끝에 오르고나서 다운힐을 내려가는 데, 두번째 펑크가 났다.
첫번째 펑크는 유리조각 때문이었는데, 이번에는 아무리 봐도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첫번째 타이어의 옆 부분이 약간 찢어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첫번째 펑크가 날 때, 앞 바퀴가 지면에 쓸리면서 찢어진 것 같았다.
이럴때는 타이어를 교체하는 방법이 가장 좋지만, 여분의 타이어를 가져오지 않았기에 마지막 남은 여분의 새 튜브로 교체했다. 이제 더 이상의 펑크가 없길…
다행히 땅끝에 다와서 펑크가 났기에 다행이다.
내리막을 내려와서 땅끝에 도착했다.
마침 땅끝마을과 보길도를 오가는 배가 항구로 들어오고 있었다.
땅끝에서 광주로 오는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오후 10 시경 광주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여기서 바로 서울행 고속버스를 타고 새벽 2 시 경 서울에 도착했다.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반포대교를 건너, 한강 고수부지를 따라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돌아왔다.
달린시간 : 7시간
달린거리 : 145 Km
평균속도 : 19.3 Km
<송지 해수욕장>
<땅끝을 가기위한 마지막 업힐>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들>
<멀리서 찍은 땅끝탑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