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본격적인 비 예보가 있었다. 기상청 홈피를 보니, 오후 부터 차츰 비가 올 것이라고 되어있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곳이 오서산 자연 휴양림인데, 대략 40 여 킬로미터 정도 되어 2-3 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전 일찍 출발하면 비가 오는 오후가 되기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전 8시 정도에 짐을 꾸려 휴양림을 나섰다. 용현 휴양림은 용현 계곡이 시작되는 초입부분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반 도로까지 진입하려면 3 킬로미터를 내려와야 한다.

나오는 길에 서산 마애 불상을 보러갔다. 학교 다닐때 교과서로만 봤었는데, 이렇게 바로 앞에서 보니 느낌이 새롭다.

원래 관람시간이 오전 9시 부터 였는데, 그보다 이른 8시 30분 정도에 갔다. 이미 그곳엔 스님 한분이 불경을 외고 계셨다.

카메라 셔터소리가 괜히 방해가 될까봐, 9시가 지나서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한 스님이 불경을 외고 계셨다>

<서산 마애삼존 불상>

언제나 그렇듯 오늘도 네이버 지도를 켜고 길의 루트를 잡았다. 오후 1시 무렵 네이버 지도 상으로 목적지로부터 약 2 킬로미터 위치한 곳까지 도착했다.

그런데 이후, 지도 상에서 가리킨 곳은 산의 입구(자전거 뿐만 아니라 차로도 갈 수 없는)였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휴양림에 전화를 해봤다. 그 곳 담당자 얘기로는 휴양림 입구까지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어 차량 접근이 가능하다고 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네이버 지도를 검색할 때 이동 수단을 자전거로 선택했었는데, 자동차로 바꾸니 전혀 다른 루트가 검색되어 나왔다. 자전거와 자동차의 루트가 전혀 다르다니. 선뜻 이해가 안갔지만, 새롭게 검색된 자동차 루트로 페달질을 시작했다. 가야할 거리는 어느새 2 킬로미터에서 20 여 킬로미터로 늘어나 있었다.

가는 도중에 자전거를 타시는 아저씨 한분을 만났다. 추석을 쇠러 평택에서 고향인 대천까지 가신다고 했다. 마침 가는 방향이 같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갔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시작했다고 하니, 용기있다고 하셨다. 본인은 그러고 싶어도 못했다고.

주변에서 비슷한 얘기는 많이 들어왔는데, 정말 내가 용기가 있는 사람인 건지, 무모한 사람인 건지는 잘 모르겠다.

오후들어 비가 오락가락 했다. 비가 너무 온다 싶으면 버스 정류장에 멈춰서서 쉬어가기도 하고 패니어와 안장에 레인커버를 씌우고 달리기를 계속했다. 겨우 근처에 도착했는데, 무시무시한 업힐이 기다리고 있었다.

경사도가 10%는 훨씬 넘는, 거의 걸어서 산 정상에 올라가는 것과 맞먹는 정도다. 비는 주적주적 내리는데, 잔차를 끌고 올라가려니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고 다른 곳으로 갈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오후 4시가 되어 도착했고, 짐을 풀고 텐트를 쳤다.

지형적인 여건 때문인지는 몰라도 시설은 상당히 깨끗했다. 오늘은 나를 포함한 두팀이 야영을 했다.

밤이 되면서 비가 굵어졌다.
내일은 하루종일 비 예보인데, 걱정이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대한민국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89-4

도착지 : [E] 대한민국 충청남도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 772

거리 : 69.52 km

시간 : 7시간 42분 18초 (2011-09-10 07:01:58 ~ 2011-09-10 17:11:23)

평균 속도 : 9.02 km/h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