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진도를 여행하는 날.

가학산으로부터 거리 55 킬로미터. 왕복 100 킬로미터가 넘는 장거리다. 다행인 것은 트레일러를 가져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리를 염두해서 일찍 출발 준비를 했다. 7시를 조금 넘어, 휴양림을 나왔다. 운좋게 바람이 뒤에서 불어주는 덕에 10 시쯤 진도대교를 넘어 진도에 들어갔다.

<진도 대교에서>

막상 진도에 와서 어딜 가볼까 고민하다가, 근처에 있던 관광안내소에 가서 안내책자를 봤다. 진도는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크기가 크다.
돌아가는 시간을 고려해서, 진도 끝까지 돌아볼 수는 없고,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몇 군데만 가보기로 했다.

먼저 간 곳이 진도대교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이순신 동상 이었다. 9월말 부터 10월 초까지 명량해전 축제가 이곳에서 열렸다고 한다. 지금은 축제가 끝나서 인지 행사를 알렸던 깃발만 나부끼고 있었다.

두번째로 간 곳은 벽파항 옆에 있는 이순신 장군 전첩비이다. 이순신 장군의 공을 기리기 위해 바위 위에 비를 새웠다고 한다.
참고로 벽파항에서는 완도에서 제주도를 오가는 배를 운행하는 것 같았다.

세번째로 간 곳은 용장산성이다. 고려시대 몽고가 침입했을 때 삼별초가 강화도에 진을 치고 싸우다가 패하여 옮겨온 곳이 진도이다.

진도는 물살이 빨라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하기가 용이했다고 전해진다.

이때 산 정상에 돌로 장성을 쌓았는데 이것이 용장산성이다.

사람들의 방문이 뜸한지 산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길을 헤멜 정도로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홍보관은 잘 만들어 놨던데…
점심을 먹으러 진도 시내로 갔다. 시내에 온김에 텐트 칠 때 필요한 노끈과 여분의 부탄까스를 구입했다.

진도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가학산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뒷 바퀴에서 소음이 들렸다.
처음에는 무시하고 달리다가 소음이 점차 커져 내려서 확인해봤더니 스포크가 하나가 부러져 있었다.
여분의 스포크를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었다. 일단 베이스캠프인 가학산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안장에 올랐다.
이후 하나의 스포크가 더 부러지고,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부러지지 않은 나머지 스포크들도 휘어져 있었다.

결국 수리를 해야 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여기는 자전거를 고칠 수 없고, 할수 없이 서울로 가야만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남 버스터미널에 들러 서울행 버스 시간을 알아봤더니, 소요시간만 5시간 반이 걸린단다. 이때 시간이 오후 5시 정도였으니 서울에 도착한다고 해도 샵이 문을 닫을 시간이다. 어쩔수 없이 내일 가기로 했다.

'아… 벌써 몇 번째 상경인가?'

100 킬로미터가 넘는 장거리를 달린 터라 체력도 보충할 겸, 휴양림 근처의 식육점에서 삼겹살 한근을 구입했다.
그런데 구워보니, 사람이 먹을 만한 게 아니다. 고기에서 누린 냄새도 나고…
할 수 없이 한근을 통째로 버리고, 내일 아침에 먹으려 아껴두었던 라면을 먹었다. 운수없는 날이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대한민국 전라남도 해남군 계곡면 가학리 1-6

도착지 : [E] 대한민국 전라남도 해남군 계곡면 가학리 1-6

거리 : 136.73 km

시간 : 9시간 45분 29초 (2011-10-10 07:08:09 ~ 2011-10-11 18:43:33)

평균 속도 : 14.01 km/h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