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장갑을 낀채 이 글을 적고 있다. 어젯밤은 모든 옷을 다 껴입고 잔 덕에 그제보다는 덜 춥게 잤다. 그럼에도 자다가 몇 번이나 깼다. 오늘은 구례와 하동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정했다.
쌍계사, 피아골계곡, 사성암, 화엄사
가장 먼 곳부터 가까운 순으로 순서를 정했다.
쌍계사에 가는 길은 특히 화개에서 들어가는 일방통행 구간이 기억에 남는다. 도로 양편에 나무가 드리워져 있는 모습이 드라이브하기에는 제격이다. 일주문 뒤로 보이는 문들이 계단 만큼의 간격을 두고 일직선으로 세워져 있었다. 대웅전으로 가기위한, 마치 깨달음을 얻기 위한 과정 같았다. 이번 여행에서 가본 사찰 중에 가장 규모가 컸다(아니다 뒤에 간 화엄사가 더 컸다).
요즘 사찰에서는 템플스테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역시 곳곳에 템플스테이를 위한 공간들이 있었다.
지리산 북쪽(전북 남원)에 뱀사골 계곡이 있다면, 남쪽(경남 하동)에는 피아골 계곡이 있다. 막상가보니 흐르는 수량이 뱀사골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그래서인지 계곡을 따라서 들어선 숙박업소나 식당은 거의 운영을 안하는 듯 보였다.
사성암은 구례에 있는 명소로서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는지, 가파르게 산정상으로 이어진 길의 연속이었다. 입구에 주차하는 곳이 있어 주차를 하려니 급경사였다. 외발 스탠드가 아닌 양발 스탠드를 하려고 하자 오토바이가 한쪽으로 기울면서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오른쪽에 주차된 차량을 쳤는데, 오토바이는 세웠지만, 차량 앞문에 흡짐이 생겼다.
일단 먼저 보험사에 연락해서 사고접수를 했다. 잠시후 가까운 곳에 있는 보험사 직원이 오겠다는 연락이 왔다. 앞 유리에 차주인의 연락처가 있어 연락을 했다. 20 여분 후 보험사 직원이 왔고, 차주로 보이는 사람(A 라고 하겠다)도 왔다. 사고가 일어난 상황을 설명했다. h
A는 처음에 내가 A의 동의없이 보험사에 먼저 연락한 것에 대해 불평했다. 지금도 이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보험사를 통해서 처리를 할 건데, 순서를 무슨 상관인지. 그러면서 차를 수리하면 나중에 차를 팔 때 손해라면서, 차를 공업사에 맡길 시간이 없다는 식의 얘기를 했다. 정확히 어떤 목적으로 이런 얘기를 하는지는 알 수 없었고 한참을 뜸 들이고는 결국 보험처리를 하는 것으로 됐다. 지나고 드는 생각이지만, 보험사를 먼저 부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A 와 얘기를 해봐야 결론이 안날거라는 걸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보험사가 이래서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시간이 너무 늦어져 사성암은 보지 못하고 화엄사로 이동했다. 화대종주의 시작점인 화엄사. 신라시대에 지어져 천년이 넘은 사찰이다. 그래서인지 대웅전을 비롯한 건물들에서 고풍이 느껴졌다. 특히 처마는 화려하지 않고 수수했다. 사찰이라면 있어야 하는 일주문, 금강문 등이 있었다. 오전에 갔던 쌍계사와 여러모로 비교가 되었다. 규모로 치면 화엄사가 더 컸다. 워낙에 유명한 절이라, 천일동안 기도를 하는 법회가 열리고 있었다.
'천일동안 기원을 하면 이루어질까?'
늦게 도착한 탓에 쨍한 날씨가 아닌 구름낀 날씨에서 찍은 사진들 뿐이라 아쉬웠다.
구례에서 야영장으로 돌아오는 길. 개인적으로 구례에서 성삼재 휴게소로 올라오는 길이 가장 까다롭다. 내일은 지리산을 떠나는 날, 최대한 단순하고 평이한 길로 가려고 한다.
ps. 내일 야영장 예약을 위해 '덕유대 야영장'을 시도했는데, 계속해서 예약이 초과되었다는 에러 메세지창이 떴다. 국립공원 관리소에 물어보니 15일 동안 최대 2번까지만 예약 및 이용이 가능하단다. 더 예약을 하고 싶다면 가족 중에 다른 사람의 계정으로 예약 후, 체크인 시에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시하면 된다고.
인터넷 예약만 가능하기 때문에 현장 예약은 안된단다. 따라서 나는 이미 2번의 예약 후 이용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15일 간은 국립공원 야영장은 이용할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좀 이상한 이해안되는 정책이다. 결국 덕유산 자연휴양림 야영장으로 예약했다.
ps2. 토요일에 괴산에 간다. 오래있지는 않을 것이고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다. 주말농장의 옥수수 수확, 퇴직금 통장 개설, 사진/일기 백업, 나머지 전국일주 준비 등. 앞으로 점차 날씨가 추워질 터라 마냥 뒤로 미룰 수는 없다.
ps3. 오늘 많은 일들이 있었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사람이 다치지도 않았고 오토바이가 고장난 것도 아니다. 그럼 된거다. 앞으로 오토바이를 세울때 유의해야 겠다.
<새털구름으로 시작된 하루>
<어제에 이어 들른 성삼재 휴게소>
<쌍계사>
[로그 정보]
거리 : 140.9 km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