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는 달리 오전 10시가 넘어 체크아웃을 했다. 오늘의 루트를 생각하면 굳이 빨리 출발할 이유가 없었다. GPS 정보에 따르면 70km를 넘으면서부터 시작되는 오르막은 고도 3000m 까지 이어진다. 비쉬켁의 고도가 700m 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오르막이다.
따라서 목적지를 오르막 전까지로 잡았다. 출발 전 숙소주인에게 M41 도로에 대해 물어봤다.

'도로 상태는?'
'근처에 가게는 있는지?'

자신도 가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수 밖에. 비쉬켁을 빠져나와 본격적인 M41 도로가 시작되기 전까지 나름의 포장된 왕복 2차선 도로가 이어졌다. 오르막 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마지막 마을 이후 60여 킬로미터까지는 아마도 아무것도 없을 것이기에 이곳에서 최소 이틀치 분량의 부식을 샀다.
가게 주인에게 물었다.
혹시 정상 전에 가게 또는 주유소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어. 내가 작년에 갔을때 상점 1개가 있는 걸 봤는데 올해는 모르겠어'

역시 눈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되는 부근에 톨게이트 같은 곳이 있었다. 자전거는 무료인건지 지나가는데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오토바이는 돈을 내야하는 것 같다.
산과 산 사이로 난 오르막 도로가 펼쳐졌다. 들어선지 얼마 안됐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르막에 비까지 오다니. 종합선물세트네'

비는 얼마안가 그쳤다. 내일 안으로 이 언덕을 넘기 위해서는 오늘 최대한 끌바를 해야 했다.
도로 옆으로는 산에서 내려온 많은 물이 보였다. 구글지도상에 나온대로 가게는 없었고 이따금 사람이 안사는 걸로 보이는 집 몇 채가 보일 뿐이었다. 이곳에서는 전기가 별도로 들어오지 않는다. 따라서(?) 전화도 사용할 수가 없다. 자체적으로 작은 수력발전기를 이용해서 전기를 만든다.

해가 점차 서쪽으로 기울무렵 캠핑할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최대한 도로에서 안쪽으로 들어간 곳을 잡았다.
앞쪽으로는 물이 흐르고 뒤쪽으로는 바위산이 있는 배산임수의 최적의 조건이었다.
어두워지기전에 텐트를 펼쳤다.
오늘의 라이딩은 이걸로 끝. 그래도 속도계를 보니 100km 정도를 달렸다.
정상까지는 30 여 킬로미터 남았다. 땀에 쩔은 옷을 강물에 헹구는데 손이 떨어질만큼 시려웠다.
커피 한잔과 오후에 사놓은 비스켓으로 늦은 저녁을 대신했다.

밤새 물이 흐르는 소리만 산등성이에 울려 퍼졌다.














<키르키즈스탄에서 구입한 휴지. 사이즈가 보통의 절반정도 크기다>

<휴지 재질이 거칠어서 사용 시에 유의해야 한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98.65 km
누적 거리 : 15893.183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