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고도 2000m 가 넘는데도 모기와 날파리가 정말 많다. 이것(!)들을 피하기위해 일부러 강 옆에 자리를 잡았는데도 이렇다. 어젯밤 급하게 자리를 잡느라고 외부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곳이 텐트를 쳤다.
정오무렵 서너대의 차량이 텐트 주위로 왔다. 일요일을 맞이하여 온가족이 피크닉을 온 것 같다. 키르기즈스탄에서는 휴일이면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자연이 지천에 널려 있으니, 이들이 가진 특권이라 하겠다. 그중 한 남성이 라이터를 빌려달라고 했는데, 영어를 할 줄 알아서 몇 마디 주고 받았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자신이 1년 전에 서울의 기업은행(ibk)에서 일했다고 했다. 참 좁다.
내일 하루 더 묵을 생각으로 부식을 사러 어제 들렀던 상점에 갔다. 주인은 나를 알아보고는 먼저 '헬로' 한다.
쌀과 계란 그리고 주인이 추천한 사과를 샀다. 이곳의 사과들은 하나같이 너무 작다. 수박과는 대조적으로.
아마도 이곳까지 타지의 사과를 운반해오지는 않았을테고 이곳에서 생산한 과일아닐까.
당연한 사실이겠지만 비쉬켁에 비하면 모든 품목이 비싸다. 물을 비롯한 식료품들. 그래도 상점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식수는 강물을 정수해 먹기로 했다.
Ps. 보통 상점에서 물을 사서 먹어보면 탄산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나라 글자를 모르는 나로서는 복불복이다. 이럴때는 gas? No gas? 라고 물어보면 대개 알아듣는다. 이런 일은 카자흐스탄에서부터 많이 겪었다. 왜 탄산수를 먹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