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쉬에서 3일동안 묵었지만 제대로 쉬었다는 느낌은 없었다. 낮에는 돌아다니거나 자전거 정비, 패니어 정비. 그리고 어제 오후부터는 짐정리.
타지키스탄 비자날짜를 1주일만 미뤘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어쨌든 날짜가 정해져있으니 강제(?)로 출발해야 했다. 일기예보대로 오늘도 햇볕이 강렬한 하루였다.

Osh 의 고도가 약 900m. 타지키스탄 국경의 고도는 약 4000m 정도.
인터넷으로 확인해본 바, osh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오르막이 시작된다. 거리로 따지면 200여 km 지만, 문제는 고도다. 그럼에도 한가지 위안거리는 포장도로인 M41 이라는 것
오전 10시 무렵 숙소를 나와 출발했다. 정오의 강한 햇볕을 피해 나무그늘아래에서 쉬고 있는데 2대의 자전거가 뒤에서 다가왔다. 일본에서 출발했다는 앤디와 에이린. 잉글랜드 커플이다.
여행기간이 1년이라는데, 한눈에 봐도 배테랑 자전거여행자의 포스가 느껴진다. 그들과는 이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달렸다. 파미르 하이웨이로 통하는 유일한 루트이기 때문에 반대편에서 오는 여러명의 자전거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오후에 만난 2명의 스위스 여성 자전거 여행자들은 3주라는 비교적 짧은 여행기간 임에도 림이 깨져 교체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오늘은 다른 날과는 달리 일찍 텐트를 쳤다. 국경까지 거리는 166km. 남은 기간은 3일. 오늘 달린 거리는 61km.
현재고도는 2100m.
포장도로이면서도 경사가 생각보다 급하지 않아 예상보다 더 빨리 올 수 있었다.

PS. 숙소에서 우연히 한국인 여행자를 만났다. 그분은 스페인 카미노데 산티아고를 도보로 여행한 후, 그곳에서 만난 일본인 여행자와 함께 여행을 왔다고 했다. 산티아고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이것저것 물어봤다. 쉥겐조약이 아니라면, 스페인에 들러 도보로 산티아고를 여행할 텐데. 서로의 여행이야기를 하다가, 그분이 나의 딱한(?) 처지를 보시고는 도보 여행 중에 사용하셨다던, 각종 약과 파스, 물을 정수할 수 있는 알약 등 유용한 아이템을 주셨다. 너무나 감사했다. 특히 작은 알약하나로 1리터의 물을 정수할 수 있는 약은 이후 여정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키르기스스탄 이후에는 인도로 간다고 하셨는데, 지금쯤 잘 도착하셨을런지 모르겠다. 앞으로 좋은 여행하시길. 숙소를 떠나온 후, 아쉬운 점이, 성함이나 연락처라도 알아둘 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

PS2. 반대편에서 오는 여행자들에게 물어보는 것 중에 하나가 투르크메니스탄 비자에 관한 것이다.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신청을 했다가 거부되었다는 여행자들이 꽤 많다. 비자를 받기위해 기다려야 하는 기간(10일)도 꽤 길고, 승인과 거부되는 경우도 복불복이다. 한 여행자에게 듣기로는 '4월,5월에 신청한 경우에는 대부분 승인이 되고, 6월과 7월에 신청한 경우에는 대부분 거부가 되었다는. 아무튼 지금으로서는 직접 부딪혀 보는 수밖에.

<일본에서 출발했다는 잉글랜드 커플, 단숨에 나를 앞질러 나갔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61.092 km
누적 거리 : 16773.137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