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른 사람들이 체크인을 하지 않아서, 운좋게도 2인실을 혼자 썼다. 무료로 제공되는 조식은 뷔페였는데 괜찮았다.

오늘의 목적지는 컨딩. 약 100 Km 로 갈길이 멀다. 이틀 동안의 라이딩으로 인해 얼굴은 이미 새카맣게 변한 상태다. 뜨거운 물로 세수를 할 때마다 따가워서 얼굴이 찡그려질 정도다. 지금까지는 고글을 쓰지 않았는데, 상황이 이쯤되니 더이상 안되겠다 싶다. 버프를 입까지 올리고, 고글을 썼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더워지는 것을 느낀다. 며칠 전 아리샨에서 느꼈던 추위가 먼 얘기처럼 느껴진다. 더위말고 달라진 게 있다면 나무, 공기, 햇빛 그리고 풍경들이다.


<무슨 뜻일까>

<사진보다 실제가 더 멋있었던 어촌 마을>

이번 여행에서 크게 감명(?)을 받은 것 중 하나가 교통시스템이라는 얘기는 이미 했었다. 이륜차에 대한 배려는 아마도 교통수단에서 이륜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자동차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점일 것이다.

어쨌든 나 같은 자전거 여행자로서는 즐거운 일이다. 어쩔때는 이러한 배려가 오히려 미안할 때도 있다. 한참 전에서부터 내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차량을 보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좋은 점이 있으면 아쉬운 점도 있는 법. 오토바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은 참기 어렵다.

Pingtung 에 진입해서 남쪽 해안을 따라 달리는 도로에서는 곳곳마다 자전거 표지판과 화장실이나 정자 같은 편의시설이 눈에 띄었다.

오늘도 100 여 킬로미터를 넘게 달려 컨딩에 도착했다.

PS. 대만은 지금 농구 열풍이다. TV 를 틀면 뉴스에 꼭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Jeremy Lin 이라는 NBA 농구선수다. 미국으로 이민갔던 대만계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소히 엄친아다. 하버드 대를 졸업할 정도로 머리가 좋을 뿐 아니라 운동에서도 놀라운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경기 장면을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아시아 선수로서 체격조건이 월등히 앞선 서양 선수들이 즐비한 NBA 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정도니 대만 사람들 사이에서는 국민 영웅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그가 입고 있는 유니폼은 매장에 줄을 서서 구입할 정도로 인기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뉴스거리가 되고, 그가 속해 있는 뉴욕 닉스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몇 시간 전부터 특집방송을 내보낸다.

이뿐만이 아니다. 동네 공터나 운동장, 체육관 하다못해 시골의 작은 학교에도 농구 골대는 꼭 있었다(축구 골대는 없었음에도!).
어제 저녁 카오슝의 야외 운동장에 갔을 때에도 남녀 가릴 것 없이 농구를 즐기는 많은 젊은이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그는 이미 대만의 자랑이다.

[로그 정보]

거리 : 126.13 km

시간 : 8시간 17분 51초 (2012-03-02 10:13:55 ~ 2012-03-02 19:08:49)

평균 속도 : 15.2 km/h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