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시작해서 가장 많은 비를 맞고 달린 날이 아닌가 싶다.

아침에 출발할 때는 비가 오지 않았다. 하지만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빗방울이 굵어지더니 종일 잠시도 쉬지않고 내렸다.

사실 오늘 목적지는 Fuloug 부근으로 생각했었다. Jinshan 에 있는 유스호스텔에 가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었기 때문이다.

라이딩을 시작하고 얼마안되 문제가 생겼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비비 쪽에서 '딱딱' 소리가 났는데 나중에는 약간 헛도는 느낌도 들었다. 어제 샵에서 나사를 조인 이후로 지금까지 풀리진 않았는데, 어쨌든 비비가 말썽이다. 소음은 높은 기어로 변속해서 달릴 때 더 심했다. 지금으로서는 손 쓸 방법이 없으니 그저 무사하기만 바랄 뿐이다.

<강풍과 비바람이 부는 가운데도 낚시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비 뿐아니라 바람도 심하게 불었는데, 특히 바다를 바로 옆에 두고 달릴 때는 높게 일렁이는 파도를 보며 아찔하기도 했다.
오후 4시경.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잠시 비를 피할 겸 지붕아래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Fuloug 부근이었고, Jinshan 까지는 10 여 킬로미터 정도 남은 상태였다.
속옷까지 젖은 상태여서 아무데서든 들어가 눕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그때 눈에 띄는 간판이 하나 보였다. Motel 이라고 쓰여져 있었는데 여기다 싶었다. 가서 물어보니 숙박료가 1980元 이고 저녁 9시 이후에나 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가격도 가격이려니와 시간도 맞지 않아 포기했다. 다른 곳을 찾아보려는데 눈에 띄는 곳이 없었다. 고민 끝에 Jinshan 의 유스호스텔까지 가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초인적인 힘이 발동했던 것 같다. 밤이 되어 도착한 Jinshan 유스호스텔은 지금까지 묵었던 곳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침대에 눕자, 오늘 힘들었던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 뿐이었다.

PS. 처음 출발했던 타이페이까지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 타이페이에 며칠 머물면서 첫날 보지 못했던,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가보기로 했다. 내일부터 주말이라 타이페이 소재의 유스호스텔들은 모두 매진이었다. 할 수 없이 첫 날 묵었던 타이페이 호스텔에 예약을 했다.

[로그 정보]

거리 : 123.27 km

시간 : 10시간 39분 58초 (2012-03-08 19:06:06 ~ 2012-03-09 20:19:09)

평균 속도 : 11.56 km/h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