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미얀마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경우, 워낙 인기(?)가 많아 일찍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아침 9시부터 업무를 시작함에도 한 두시간 전부터 신청하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는.
미얀마 대사관은 오전 9~12시까지만 비자 접수를 받고, 오후에는 비자를 교부하는 업무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대한 일찍 가야만 했다. 더군다나 숙소도 먼데다가 초행길이다 보니.
이것저것 검색을 하느라, 어젯밤 자정이 넘어서 잤다. 알람을 5시 30분에 맞춰놨지만, 신기하게도(?) 알람보다 이른 5시가 조금 넘어 일어났다. 좀 피곤하긴 했지만, 다시 잠들면 제시간에 못 갈 것 같았다.

6시가 조금넘어, 숙소를 나왔다. 어제 가봤던, 버스 정류장에서 115번 버스를 기다렸다.
태국의 경우, 버스 안에 차장이 있어서, 이들에게 돈을 내고 표를 구입하면 된다. 이때 버스 요금은 거리와 버스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태국어가 가능하다면, 목적지를 차장에게 말하면 되겠지만, 나같은 외국인에게는 무리. 구글맵에서 나온 정류장 이름(태국어로 된)을 확대하며 보여주었다(9밧). 구글맵 상으로는 한시간 남짓 걸린다고 했지만, 출근시간의 교통체증 때문에 8시가 넘어 도착했다. 한시간 반 이상이 걸린 것이다.

대사관에 다다르자, 듣던대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땅바닥에 앉아 종이에 뭔가를 적고 있었다. 일단 대사관 입구쪽으로 들어가 신청 양식 문서를 한장 받아 나왔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바닥에 앉아 양식을 작성했다.
미리 인터넷에서 찾아둔 양식에 작성한 것이 있어 이를 보고 적었다. 앞장 뿐아니라 뒷장에도 적는 란이 있다.
'못 보던 항목인데'
현재 직업과 이전 직업을 적는 것인데, 굳이 적어야 하는지 물어보기 위해 대사관 입구로 갔다.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적어야 한단다.

'그새 바뀐 건가?'
앞뒤 모두를 채운 양식을 보여주니, 번호표를 뽑아주었다. 대사관 건물 안쪽을 보니, 외국인들이 앉아 양식 문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사진 2장과 여권사본을 양식과 함께 대사관 직원에게 건넸다. 직접 손수 사진을 양식에 붙이고, 클립으로 문서들을 묶어서 돌려주었다.(이렇게 친절할 때가!).
9시가 조금 넘어, LED 전광판(?)에 번호가 출력되기 시작했다.
바깥에 비해 건물 안쪽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밖에 있는 사람들은 뭐지?'

아마도 미얀마 관광비자 때문에 온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내 번호가 전광판에 뜨자, 준비한 서류를 내고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오래 걸리는 걸로 수수료를 지불했다(810밧).
다음주 월요일 오후 3시~4시 사이에 찾으러 오라고 했다.

무사히 신청을 마치고 나온 시간은 9시 반. 이럴 줄 알았으면, 천천히 와도 되는 건데.
대사관을 나와, 시티은행으로 향했다. 태국에 유일한 시티은행은 방콕에만 있다.
수수료를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시티은행을 찾는 데, 한번에 최대한 많은 금액을 뽑기 위해 여러금액을 입력했지만, 15000 밧까지만 인출이 가능했다(메뉴 상에는 30000 밧까지 있었다). 인출 후 명세서를 보니, 수수료 2100 이 찍혀있다.

잠을 얼마 못 자서, 숙소로 돌아가려다가 이왕 나온 김에 가까운 볼만한 곳에 들르기로 했다.
구글 맵 상으로 가장 가까운 곳이 Jim Thompson house 였다.

제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에서 이곳으로 파병된 그는 전쟁이 끝난 후에 태국의 실크 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의 집이 유명해진 이유는 태국의 전통가옥 형태와 서양 건축양식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실종되었지만, 그의 노력을 인정받아 국가에서 기념물로 지정하였고, 지금은 그의 이름을 딴 자선 단체가 만들어져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단다.

이곳의 입장권에는 가이드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티켓 부스에서 표를 구입할 때, 언어를 물어본다. 아쉽게도 한국어는 없다. 일본어, 중국어는 있는데. 영어를 선택했다.
영어 가이드의 경우, 정원인 10~15명 정원을 채워서 진행하지만, 중국어나 일본어의 경우, 인원이 그만큼 안되서, 거의 개인 가이드가 되다 시피 했다.
가이드가 있으면, 각각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은 점도 있지만, 내가 보고 싶은 만큼 한 곳에 머무를 수 없기 때문에, 이동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이동해야 한다. 개인이 아니라 단체라면 더더욱.
오디오 가이드를 주로 사용해본 나로서는 좀 불편하다.

짐 톰슨이 살았던 집 내부의 경우,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고, 가방을 따로 보관하고, 만지거나 사진을 찍어서도 안됐다.

'뭐가 이리 까다롭지?'

그의 집은 비가 자주 오는 태국의 환경을 고려한 구조다. 집을 지상보다 높게 지어, 홍수나 침수에 대비하였으며, 대개 배를 이용한 수상교통을 이용했기 때문에 이에 최적화된 집이었다.

그가 도입한 서양의 실용적인 디자인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뚜껑이 없는 차주전자라든가(비밀은 아래에 구멍이 있다), 디자인을 고려한 동물모양의 요강, 주변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높이등등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 구글 맵에서 일러준 버스를 타려고 근처 버스 정류장을 찾았다. 그런데, 막상가보니 타야할 버스 번호가 없었다.
결국 수상 버스(?)를 타기로 했다. 시내버스 외에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었다. 구글맵에 따르면.
수로 한켠에 정류장이 있는데,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티켓 구입 방법은 버스와 동일했다. 가격은 18바트.
색다른 경험이었다. 버스의 2배 가격이긴 하지만, 버스보다 더 빠른 것 같았다. 앞으로 종종 이용해야 겠다.





 <밖과는 달리 안쪽은 한산하다>

<번호표> 


<신. 구의 건물의 조화> 

 <Jim Thompson house. 태국 전통 무용 공연이 펼쳐졌다>

<누에고치> 



<홍수같은 재해를 막기위해 지표면보다 높이 지어졌다> 



<수상버스가 다니는 수로> 


<수상버스 정류장>

 <손잡이 용도로 쓰이는 밧줄이 특이하다>

<수상버스 티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