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보다 달려야할 거리가 멀어 오전 6시에 일어났다. 어젯밤 Wichai 아저씨가 몇 시에 아침을 먹을 거냐고 물어봤을 때, 7시라고 얘기했었다.

씻고 짐을 챙기고 나니, 아저씨가 오셔서 아침을 먹으라고 하셨다.
오늘의 루트를 보여드리니, 가는 도중에 꽤 유명한 사찰이 있으니, 꼭 보고 가라고 하셨다.

조금있다가 주문한 접이식 자전거가 배달된다고 하시면서 그걸 가지고 조만간 캄보디아로 여행을 갈 거 라고 하셨다.

아무리 Warm shower 지만, 너무 신세를 많이 진 것 같아, 뭐라도 드리고 싶었다. 목적지로 가던 방향을 돌려 근처 Tesco 에서 작은 선물(주방세제)을 사서, 아저씨 집, 우편함에 짤막한 메모와 함께 넣었다.

20km 정도 닿았을 때, 아저씨가 말한 사원이 보였다. 가이드북에서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지, 서양인들도 꽤 보였다.
사원 앞에 여러대 있던 꽃마차들이 인상에 남았다.

다시 1번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어제보다 고도가 높지 않았음(약 400m)에도 더 힘들게 느껴졌던 것은 하루 종일 해를 정면에서 바라보고 달렸기 때문이다.
작은 언덕을 넘어 내려오는데, 자전거 여행자가 보였다. 우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는데, 앞서가던 그가 쉬고 있는 틈에 말을 걸었다. 그는 태국 사람이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는 방콕에 사는데, 치앙마이를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한 눈에 봐도 나이가 지긋해보였다. 나처럼 여행용 자전거도 아니고, 패니어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오르막에서 끌바하는 나에 비해 한번도 쉬지않고 올라가는 그의 체력은 대단했다.
순간 중국 티베트 가던 길에서 만났던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날짜가 11월 말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덥게 느껴진다. 여전히 여름같다. 하지만 나무들은 계절의 변화를 알아챘는지 길가에는 떨어진 낙엽이 쌓여있다.
기온만 가지고는 지금 6월인지 11월인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기준이 있다. 바로 낮의 길이다.
요즘은 오후 4시만 되도, 이제 해가 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산 밑에 걸려있다. 오후 5시면 해가 지고, 주변이 점차 어두워지고, 오후 6시는 라이트를 켜야할 정도로 어두워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더 일찍 출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목적지인 Mae Wa national partk 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 무렵이었는데, 사방이 어둑어둑 해졌다. 참고로 이곳은 지난 번 국립공원과는 달리 고도가 300m 에 불과하다. 그래서 험난한 업힐 없이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까운 마을로부터 10 k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저번과 같이 부식을 사기 위해 마을까지 나오기는 부담스럽다. 공원 입구에 다다르니, 입구에 서있던 아저씨의 당황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이런 곳에 게다가 이런 시간에 이런 몰골로 오다니.
어딘가로 무전기로 교신을 하더니, 들어가도 된단다. 입구로부터 캠핑장까지는 약 3km 떨어져있다.
캠핑장 가까이오니 오토바이를 타고온 아저씨 한분이 안내를 해준다.

“이곳이 캠핑장이고, 이곳이 화장실, 이곳이 샤워실…. 그리고 보다시피 한동안 비가 오지 않아 계곡에 물이 없어.”
“그럼 폭포도 물이 없는 건가요?”
“그렇지. 그래서 요즘 찾는 사람이 없어 토요일임에도 말이지. 전체를 통틀어 여기 온 사람은 너 혼자야. 먹을 건 있고? 식당이 있긴 한데 이미 문을 닫았고, 내일 아침에나 열거야”
“네 먹을 것 있어요”

텐트를 치려니, 사방은 이미 캄캄해진 후였다. 헤드라이트도 고장나서 없는 상황이라, 야외 사무실(?)로 보이는 곳 아래에 텐트를 쳤다. 근처에 형광등이 있다는 것과 전기 콘센트가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잠시 후 다시 돌아온 아저씨는 내가 먹을게 없는 줄 아셨는지, 바나나와 귤, 생수 한병을 가져다 주셨다.

'이렇게 고마울 때가…'

가시면서 밤중에 혼자 있을 내가 걱정되었는지, 라디오도 가져다 주셨다. 물론 태국 방송만 나올 뿐이었지만.

지난번 국립공원보다는 더 남쪽인데다가 고도가 낮아서 밤이 되어도 부는 바람이 서늘하다기 보다는 시원했다. 계곡에 물이 없다는 것 역시, 산이 더 높고 숲이 더 깊다면, 장기간 비가 오지 않더라도 약간의 물이라도 흐를 것이다. 그만큼 이곳은 산세가 얇다는 뜻일테다.

텐트를 친 후, 늦은 저녁으로 토스트에 쨈, 커피를 먹었다. 별 문제가 없다면, 여기서 3~4일 정도 묵을 생각이다.

<감사하게도 아침식사를 준비해주셨다> 


<뭘 하시나 봤더니>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 세팅 중> 

<감사합니다 아저씨>

<아저씨 집은 1층부터 2,3,4층까지다> 


<그야말로 꽃마차다!> 



<흰색의 긴 나무 막대에 뭔가 신성한 기운이 있나보다> 


<탑의 아래부분을 싼 노란색 천에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여기서도 노란색의 천에 자신의 이름을 적을 수 있다> 






<여성 출입 금지, 어떤 곳이길래?>

<특이한 표정의 불상(?)>




<길에서 만난 태국 자전거 여행자>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125.088 km
누적 거리 : 9913.116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