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를 가리고 책을 읽었다면, 그냥 평범한 부부의 에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실망일 정도였다. 그렇다. 성소수자들도 이성애자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고 표현한다. '여보', '아내'라는 단어가 나오지만,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성소수자에 관련한 법률과 국민의식수준은 우리나라보다 대만이 훨씬 더 앞서 있다. 국회에서 법률이 상정되어 투표까지 행해지고 있는 단계지만, 한국은 아예 입 밖에도 꺼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굳이 혼인신고해서 법적인 결혼 인정을 받아야 하나? 그냥 살면 안되나?' 라는 질문을 나 조차도 했었다. 동성결혼이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게되면, 꽤나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법적으로 가족으로 인정되어 유산상속이 가능해지고, 병원에 갈 때 보호자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저자 부부는 관련법이 통과되기위해 십여년간 집회에 참석해왔다. 흥미로웠던 점은 이들 부부의 성향이 완전 정반대라는 것이다. 두사람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완벽하게 메운다.
다른 커플들처럼 이들도 십년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다행이 이들의 가족들은 이들의 결혼을 인정했고, 일원으로 받아들여줬다.
읽으면서 여타의 연애소설들과 다른 점을 꼽자면, '플라토닉 사랑'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서로를 구속하지 않았고, 각자의 시간을 존중했다. 둘 중 한사람이 떠난다면 미련없이 보내주는 것.
나로서는 생소하면서도 이런 형태의 사랑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출간될 당시까지도 '동성결혼법'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2019년 5월 결국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 이것은 아시아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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