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이라는 것 참 어렵다. 수능 시험처럼 누구나 한번씩은 반드시 거처가는 것이지만 딱부러지게 정답이 없다.

아마 사회에 첫발을 내딪기 위해 취업의 문을 통과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100 이면 100 모두 다른 저마다의 이야기를 할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취업 관련 서적들을 봐도, 일반론적인 내용이라 나에게 딱 맞는다기보다, 뜬 구름 잡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는다.

게다가 대부분 사회 초년생들(신입)의 취업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나같은 경력자(게다가 1년이나 쉰)를 위한 책은 없었다.

2달 넘게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느낀 점이 많다.

'나는 참 운이 좋게도 쉽게 취업을 해왔구나'
'취업을 너무 쉽게 생각했구나'

아마 이책도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두달 동안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뭔가 도움을 얻고 싶었다. '이럴땐 이렇게 해라' 라는 식의 코치를 듣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 역시, 다른 책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게다가 이책은 저자가 미국 IT 회사들(한국 IT 회사들과는 180도 다른)에서 겪은 경험담을 기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껏 읽었던 비슷한 부류의 책들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건질만한 내용이 있지 않았나 싶다.

기억에 남는 내용

이력서에 자원봉사 이력을 명시한다면, 이는 물론 구인회사로서 눈여겨 볼 사항임에 틀림없다. 자원봉사하면, 흔히 배식담당, 청소, 빨래등을 생각하기 쉽다.
물론 이러한 일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런 일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자원봉사의 값어치를 200% 늘리고 싶다면,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을 해라.

소프트웨어 개발과 디자인 : 비영리 조직 웹 사이트를 본 적이 있는가? 비영리 조직에서는 항상 도움을 필요로 한다. 아니면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어떤가?

블로그는 훌륭한 글쓰기 실력을 보여줄 수 있으며 '인터넷에서의 존재감'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채용담당자들이 더 쉽게 당신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또 자신이 기술, 미디어, 게임 같은 분야에 흥미가 있음을 알리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블로그는 최소한 1주나 2주에 한번은 업데이트해야 하므로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는 부지런함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존 씨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회사가 확장성과 전력 제약에 대한 문제에 곧 직면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던 부분에 특히 관심이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대규모 시스템구성에 관심이 있었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좀 더 배우게 되어 무척이나 기쁩니다. 대학 시절에는 분산 시스템에 대한 여러 수업을 들었습니다. 최근 업무를 하면서 분산 시스템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디자인 분야에서 매우 유용한 기초 실력을 쌓을 수 있었고, 업무 외 남는 시간에 다양한 웹 자동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대규모 시스템 구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제 지식과 전문성, '과외'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히 구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앞으로의 기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게일 드림

제이미 씨께 안녕하세요. 지난 주 면접 진행에 도움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면접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 부탁드립니다. 언제쯤 업데이트된 결과를 받을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게일 드림

만일 위의 메일을 발송한 후에도 대답이 없다면, 아래와 같이 짧은 메일을 다시 보내도 좋다.
제이미 씨께 안녕하세요. 다시 한 번 확인차 연락드립니다. 아마도 다른 업무 때문에 바쁘실 텐데요. 내일이나 그 다음날까지 연락이 없으시면 내일이나 그 다음날쯤 전화를 드리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게일 드림

예. 알았습니다. 잘 되지 않아 유감입니다. 하지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장래에 다시 한번 방문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취업 제안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회사에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이다. 그동안 회사에서 투자한 시간에 감사하고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거듭 보여준다. 그 다음에 해야할 일은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제 소개하는 팁들을 활용하면 좀 더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숫자를 먼저 정하는 사람은 너무 큰 숫자를 불러서 다른 사람들의 협상 가능성마저 뺏을 수 있다.('그 사람이 이만큼 제안했어? 이야기해 볼 여지조차 없잖아!'). 더 나쁜 경우에는 스스로를 저평가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업무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요소가 너무 많아서 연봉 범위를 정하기가 어렵다고 말해, 채용 담당자에게 연봉 범위를 제시하는 것을 피하라.
예전 회사에서 연봉 공개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해 예전 연봉 수준을 재치 있게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동생 회사의 시스템을 관리하는 일에도 아주 관심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구글은 아마 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구글보다 5000 달러 높은 조건을 제안했다고 하면 구글에서는 지원자를 뺏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날 것이다. 회사 위치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연봉이 1000 달러 높다고 말할지라도 실제 생활물가를 감안하면 훨씬 낮은 금액이라고 구글을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된다.

업계 연봉과 자기 회사에서 비슷한 수준의 지원자들에게 제시하는 조건을 미리 알아보자. 그에 대한 데이터를 확인함으로써 회사에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을 요구해서는 안되는지 좀 더 합리적인 기준을 세울 수 있다. Glassdoor.com 같은 웹사이트에서 연봉 범위를 사전 조사하라.

채용담당자에게 “좀 더 높은 연봉” 이라고 요구한다면, 채용 담당자들은 무의미한 수치로 연봉을 조절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협상 요구를 또 해야하는 매우 불편한 상황에 놓인다.
그러므로 채용담당자에게 “~달러 연봉 인상, ~달러 보너스” 같은 구체적인 요구를 해야만 한다.

지원자가 요구하는 연봉은 최대 상한선이 된다. 회사들은 대부분 지원자가 회사의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연봉을 지급할 것이다. 채용 담당자는 대부분 최초의 제안과 지원자가 요구하는 금액 사이의 금액을 제시한다. 그러므로 조금은 과감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너무 지나쳐서는 안된다. 대학 졸업 후 근무 첫 해에 20만 달러 연봉을 요구하는 것은 정도를 벗어나는 일이다. 비합리적으로 보일 뿐이다.

많은 사람이 전화로도 협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화 협상이 편하다면 아무렴 어떤가. 전화기를 들고 채용담당자에게 전화하라. 하지만 보통 수준 이하의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압박을 받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모든 낱말 하나하나 짚어볼 수 있도록 이메일을 주고 받는 게 좋을 것이다.

제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가치를 계속 높일 필요가 있다. 당신을 채용하려는 담당자는 비용에 대해 배아파 하기보다는, 당신과 같이 일하고 싶어 하며 당신의 성격을 좋아하고 당신이 진정으로 회사에 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명심하라. 회사가 지원자의 조건에 동의하면 협상은 끝이 난다. 협상을 다시 뒤집을 수도,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도 없다. 이제 회사에 입사하게 되어 얼마나 신나는지를 말해주고, 제안에 대해서는 언제나 서면으로 문의하는 것이 좋다.

제안 내용에 대해 이달 16일까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기간 안에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기회이기도 하지만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제 앞에 놓인 모든 조건을 검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최근에 구글 면접을 보고 있고 채용 담당자에게 연락해 될 수 있으면 빨리 결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14일에 구글 면접을 볼 것이고 20일까지는 결과를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 후에는 빨리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기한을 25일까지 미룰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게일 드림

사람들은 갈 곳을 정하지 않고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나는 미치지 않았다. 물론 직업을 먼저 찾고 회사를 그만두지 않아서 불리한 것도 있다.
일자리에 매우 목말라 있다면 몇 가지 협상카드를 잃을 수도 있다.
급여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몇 개월 쉬는 것을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새로운 직장을 찾기 위한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
새 직장을 찾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이력서에 예상치 못한 공백이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장점도 있다.

현재 일이 행복하지 않다면 어떤 뭔가를 찾으려고 압박을 받을 것이다. 일단 회사를 떠나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서두를 필요가 전혀없다.
결국 취업은 더 이상의 휴가는 없음을 의미한다.

일단 회사를 떠나면,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그리고 어디라도 자신이 새 직장을 찾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글을 올릴 수 있다. 친구들이나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게 새 직장을 찾고 있다는 것을 숨길 필요도 없다. 그리고 그중 몇몇은 당신에게 적합한 완벽한 일자리를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주 소중한 유급휴가 15일을 사용하는 것을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당장 휴가 기간을 더 늘려 유럽에 갈 수도 있다.

현재 직업을 유지하면서 새 직장을 구하기 위한 면접을 보기란 어려운 일이다. '진찰 예약'이라는 핑계를 너무 많이 대면 상사가 당신이 심각한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일단 직장을 그만둔 휴직 상태가 되면 면접 뿐 아니라 수영장 옆에서 선탠할 시간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에 근거를 둔 이야기다. 굉장히 까다로운 사람이 아니라도 새 직장을 찾고 정착하기까지 6 주 정도 걸릴 것이다. 적어도 파산하지 않고 3 개월간 버틸 수 없다면, 실직의 압박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취업과 경력을 계획하는 과정에 대한 마지막 조언

현재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이해하라

당신은 분명한 장점이 있다. MIT 학위를 받았거나 사람들과 빠르게 친분을 쌓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한 점은 분명히 장점이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라.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읽고 자신이 원하는 성공의 길을 알려줄 길잡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모자란 부분이 무엇인지 더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날마다 좁은 공간에 갇혀 있다면, 스포츠 팀에 참여하거나 자원봉사를 하며 사람들을 만나라. 단순히 피상적인 참여일지라도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줄 것이다.

미리 계획하라

막바지 준비가 매우 유용할 수도 있겠지만, 일주일, 몇달, 몇년을 미리 준비한다면 최고로 효과적일 것이다. 원하는 경력의 단계에 몇 년 앞서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미리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리고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 인터뷰를 하고 나서 몇 달이 지난 후, 이력서를 새로 작성하고 목표로 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연락해보라.
몇 주 앞서 연습표, 연습 질문을 만들어 놓고 인터뷰를 준비하라. 하루 전날, 그동안 준비해 왔던 모든 것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안정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IT 회사 중 한 곳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는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행운을 빈다.

※ 만일 학교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면, 꾸준히 관심있는 대학원 연구분야의 연구실을 모니터링 하라.

  • book/구글러가_전하는_it_취업_가이드.txt
  • Last modified: 3 years ago
  • (external edit)